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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社說> 불안전한 대한민국,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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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9  10: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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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은 안전하지 않다. 피워보지도 못하고 꽃다운 나이에 희생된 리조트 붕괴와 사상자 300여명이라는 대한민국 해상 초유의 세월호 침몰사고,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역 근처에서 추돌사고 등 잇달아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대형사고에는 공통점이 있다. 인재(人災)라는 점이다. 모두가 안전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그저 말 뿐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가 발표한 열차 추돌사고 중간수사 결과를 보면 허탈감이 든다.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사고 발생 14시간 전에 신호기 이상을 감지했지만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열차사고수사본부는 서울메트로 신호팀 직원이 신호기계실에서 모니터상으로 신호 오류가 난 것을 확인 했지만 통상적 오류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문제가 된 연동장치의 데이터 수정은 지난달 29일 새벽에 이루어졌으며 사고가 발생한 지난 2일까지 사흘하고도 14시간 동안 비정상적인 신호체계에서 지하철이 달린 것으로 확인 됐다. 이처럼 중요한 신호가 어떻게 통상적인 오류로 치부 될 수 있었을까.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젖어 TV속 사고들이 남의 일인 양 느껴지는가 보다.
 지난 13일 강남구 코엑스 무역센터에서 진행된 화재 대피 훈련에서도 국민 사이에 뿌리 깊게 박힌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 최대 다중이용시설 중 한 곳에서 열린 화재 대피 훈련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얼굴에선 진지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고층건물에서 시작해 긴급 대피를 안내하는 진행요원의 열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터덜터덜 걸어나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1층에 제일 먼저 다다른 직원들은 대부분이 웃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건물 밖에서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건물 주변 곳곳에 연막탄을 터뜨려 화재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 할 수 있도록 조치했음에도 훈련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벤트라도 벌어진 듯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기념하느라 훈련은 뒷전이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갖춘 코엑스의 훈련이 어린이소풍 수준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안전 현주소 인 것이다.
 
 총체적 난관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안전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훈련하여 안전의식이 몸에 배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거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시민들이 대테러대비 모의훈련을 엿 볼 기회가 있었다.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인 것처럼 그 많은 인원이 모두 진지한 얼굴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그들이 처음부터 능숙하고 안전한 움직임이 몸에 배어있진 않았을 것이다.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국민은 정부를 정부는 현장근무자를 탓하며 위기를 낭비하는 것보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 일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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