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나는 폐수의 단속을 교묘히 피해 야간이나 비 오는 날에 무단 배출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명백한 폐수배출허용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수처리비용의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처리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폐수배출허용기준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화학적 산소요구량·부유 물질량, 페놀류 등 수질오염물질의 항목별로 나뉘어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 자세히 정하고 있다. 배출허용기준 위반 시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로부터 개선명령 및 초과배출부과금, 개선 명령받은 자가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조업정지명령 또는 허가취소 처분을 받게 된다. 또 개선명령은 이행하였으나 같은 항목에서 다시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경우에는 조입정지명령처분을 받는다. 배출시설의 조업정지가 주민의 생활이나 대외적 신용·물가 등의 국민 경제, 공익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조업정지처분에 갈음하여 3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받게 된다.

무단 폐수방류는 곧바로 수질오염으로 이어진다. 수질오염의 주 오염원이 생활하수, 공장 폐수, 농축산 폐수이다. 생태계에 무엇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물인 만큼 그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하천·연안 등 해수가 오염되면 어류·어패류의 서식에 악영향을 끼치며 위생상 해로운 수산물을 수확할 수 있다. 또한 관개용수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농작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으며, 농약·중금속 등이 유입되어 오염된 물은 직·간접적으로 인체의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이밖에도 토지를 오염시켜 인근 생태계를 파괴시키며, 주변 관광가치를 저하시킬 수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내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이 비밀배출구로 한강에 폐수를 무단방류하다 적발됐다. 단속은 비가 올 때마다 중랑천과 연결된 하수구에서 뿌연 거품이 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시민의 신고로 이뤄졌다. 이밖에도 지난 9월 검찰에 구속된 대구 도금업체의 경우에도,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체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유량계를 제거하고 비밀호스를 통해 독성폐수를 소하천에 다량 방류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일부 업체에서는 폐수배출시설을 신고하지 않거나 대기오염방지시설인 세정수 공급펌프를 가동하지 않는 방법으로 폐수 배출에 대한 처리비용을 회피해왔다. 이렇듯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불법 폐수방류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폐수의 무단방류 외에도 폐수처리장 등지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문제 되기도 한다. 몇몇 폐수처리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악취 저감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여전히 악취가 반복되어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이런 악취가 계속된다면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유발하고, 지역 관광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악취 발생 시설의 포집설비 설치, 탈취용량 증액, 2단 양액세정 탈취기 및 탈취팬 설치 공사를 실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처리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는 환경 사범들은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대부분의 환경사범 사건은 사범을 약식 기소하는데 그친다. 경각심도 가지지 못할 만큼 미약한 벌금형 처벌만을 이어간다면 환경오염 범죄는 되풀이될 것이다. 정부는 기업의 개발이익주의와 환경에 대한 무지함을 바로잡고, 점점 악화되고 있는 우리의 하천을 다시 살려내야한다.

또한 국민도 환경보전의식을 높여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정부와 행정기관을 잘 감시해야 한다. 기업의 사정을 봐주며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당장은 중요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생태계가 파괴되고 자연이 망가지는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오롯이 우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