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5년도 절반이 흐른 시점에서 환경 분야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 화평법, 화관법, 통합환경 관리제도 등으로 많은 이슈를 생산했다. 이러한 이슈들 중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제도의 도입부터 국내에 거래소가 개장된 지금까지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 상황에서 눈을 돌려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둘러싼 세계 국가의 태도를 살펴보자.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일부 주에서만 실험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은 대조적이다.

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혹자는 중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확대는 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이 어떠한 행위를 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쇼’라고 본다면 ‘왜하는 걸까, 그렇게 해서 얻으려는 것이 무엇일까?’를 ‘중국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한다. 

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체제 국가다. 이러한 정치제제를 가진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바로 현 체제의 붕괴와 분열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위협은 무엇일까? 그것은 ‘환경’이다.

중국의 성장은 많은 환경오염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 관련 시위는 사회적 위기의 조짐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보스턴의 플레쳐 대학 교수인 슐만 칸(Sulmaan Khan)은 “현재 중국에서 어떤 형태로든 근본적인 환경 문제 개선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해 보이지만,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중국에서 내란, 심지어는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은 환경오염 문제와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강도 높은 환경보호법 개정안을 발표해 문제해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실제로 중국의 탄소 배출량이 줄어들었는지(서방에서는 통계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중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의 확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 분명한 결과로 드러날 것이다. 중국정부의 환경 개선 노력이 모두 허상이라면 앞서 인용했던 칸 교수의 말에서 조금 더 나아가 ‘공산당’에 대항하기 위해 ‘환경’을 기치로 내건 다른 정당 혹은 거대한 반발세력의 등장은 막을 수 없는 미래가 될 것이다.

만약 중국정부의 환경 개선이 성공리에 이뤄진다면 중국내 산업 구조 역시 바뀔 것이다. 과거 중국이 저렴한 생산단가로 승부를 봤다면 앞으로는 이 같은 가격경쟁력은 다소 둔화될 것이다. 환경오염에 대한 비용부담이 제품단가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비용증가는 필연적으로 탄소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국가의 제품이 더 저렴하다는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과거 프랑스가 줄기차게 제기했지만 결국 유럽과 미국의 반대로 묻혀버린 ‘탄소관세’가 중국에서 무역장벽으로 부활하게 될지도 모른다. 더불어 중국은 자국 산업에 대한 목표를 제조업 국가가 아닌 서비스업으로 바꿀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코리아페이’를 언급하며 국내시장에 진출한 것은 앞으로 중국사회의 산업이 어떻게 재편될지를 엿볼 수 있는 의미심장한 일이었다.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실패를 부른다는 영국의 격언이 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고 있고, 이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아직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개편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과거 ‘굴뚝산업’에 힘입어 이룬 우리나라의 성공은 지금의 ‘자산(資産)’이 되었다. 하지만 과거의 성공에 취해 미래를 무시한다면 이는 ‘자살(自殺)’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