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감축으로 직접적인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하는 노력과 함께 이제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추세다. 기후변화는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지구온난화를 주된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전 지구 지표면 및 해양 기온 상승으로 인한 가뭄, 폭우, 홍수, 태풍 등의 기상이변이 다양한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기후변화 완화 방안은 온실가스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2020년까지 BAU 대비 30% 감축) 달성을 위한 탄소성적표지제도,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친환경 신기술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등이 대표적인 완화책이다. 국제적으로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올해 말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하는 당사국총회(COP21)을 통해 마련하는 Post-2020 신기후체제가 대표적이다.

완화책을 펼치는 동시에 기후변화 적응 방법도 강구할 필요도 있다. 기후변화는 기온 상승으로 인한 작물 품종의 변화, 수자원 및 자연재해 대응관리뿐만 아니라 의·식·주의 변화, 건강 및 질병관리, 무역시장에서까지 변수로 작용하게 되니, 적절한 적응 방안이 준비·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Post-2020 신기후체제에 따른 기후변화 대응 조치들과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간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국회기후변화포럼은 4월 23일 ‘Post-2020에 따른 기후변화와 통상문제의 효과적 대응 방안’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기후변화 대응 규제 조치, 배출권거래제, 관세, WTO 규범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WTO 협정의 일반적인 목표는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국제무역의 증진,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의 실현이지만 국제환경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부가 간섭하는 경향을 띠기 때문에 두 법률 간의 잠재적 분쟁은 피하기 어렵다. 분쟁의 주된 분야는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이다.

한 예로, 선진국이 오염된 토양과 폐기물을 위장 수출하는 사례 방지를 위해 유엔환경계획(UNEP)의 후원으로 1989년 스위스 바젤에서 바젤협약이 체결됐다. 1992년부터 20개국이 비준함으로써 정식 발효된 유해폐기물의 국경 간 이동에 관한 협약이다. 현재 국제적으로는 유효한 200여 개의 환경협약 중 환경 관련 무역규제 효과가 있는 협약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외에도 규제 효과가 있는 협약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1963년), 몬트리올 의정서(1989년) 등이 있다.

참고로 세계 환경상품시장 교역액도 2002년 약 6,500억 달러(약 707조 원)에서 2012년 1조9,300억 달러(약 2,100조 원)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후변화가 환경규제와 무역통상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을 예견하는 증가추세다.
 
한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는 4월 28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기적의 토크콘서트‘를 개최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의·식·주 문화를 주제로 전국의 대학생들과 토론회를 가졌다.

의(衣)생활의 적응방법은 환경부의 쿨맵시·온맵시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여름에 면이나 마 혼방 소재로 된 밝은 색상의 상의에 통기성이 좋고 구김이 적은 하의를 착용함으로써 체감온도가 2℃ 정도 낮아지기 때문에 냉방 설정 온도도 2℃ 정도 높일 수 있다. 쿨맵시 실천으로 공공·산업부문에서만 연간 18만7,00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게 되고 이는 30년생 소나무 약 1만7,000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식(食)생활 적응은 로컬푸드를 이용하고, 튀김이나 볶음 요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그을음을 줄이기 위해 재료를 찌거나 삶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로컬푸드는 보통 거주지 기준으로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칭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단축시켜 식품의 신선도를 극대화시키고, 이동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줄여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돌려주는 활동이다.

지구의 지표면 및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작물과 어획 품종의 변화에 따라 밥상 위 메뉴도 달라지는데, 이 또한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식생활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애플망고는 이제 제주도의 특산물이 되었고, 남해에서 자주 잡히던 오징어와 고등어는 동해의 표층수온은 지난 100년간 2℃나 상승함에 따라 이제 동·서해안에서 볼 수 있다.

입고 먹는 것 이외에도 사는 곳에 대한 기후변화 적응 방법도 공유했다. 건축물 외부에 설치한 태양열 패널을 이용한 전력 사용, 내·외벽 시공으로 이중단열,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 등으로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이고 내구성 높은 건축물 시공으로 지속가능한 건축물 사용도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주(住)생활 방법이다.
 
'지구 온도 2℃ 상승 제한’이라는 전 지구적 목표 달성을 위해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정책을 같이 펼쳐 시너지 효과를 내야한다. 무역에서 생활방식까지 다양한 분야에 빠짐없이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마련이 절실한 타이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