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월성 원전 1호기의 연장 운행이 허가되면서 환경단체의 반발과 이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이 논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월성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만 한다.

월성 원자력 발전소는 1983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경상북도 경주시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가압중수로를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소다. 중수로라는 특징상 플루토늄 농축이 용이해서 국제 사회가 감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 시스템으로는 캐나다에서 개발한 가압중수로인 CANDU를 사용한다. 삽입되는 연료는 한국전력원자력연료에서 특별히 제작한 CANDU 6 연료가 들어간다. 이 연료는 컬렌드리아 관에 담겨있는데, 이 원통 모양의 관 수십 개가 총알을 장전하듯 삽입되어 원자력 발전소가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 이 컬렌드리아 관은 일반 핵연료와 달리 특별히 제작하는데, 이 관 하나하나가 노심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컬렌드리아 관을 사용한 만큼 핵연료 수백 통이 나온다. 총알을 사용한 뒤 탄피가 남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탄피는 바로 만지면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정도지만, 이 핵연료들은 ‘화상’으로 끝나지 않는 엄청난 위험성을 안고 있다.

 지금은 압도적으로 높은 용량의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이 나오지만, 2007년도에는 월성이 고리 발전소보다 4배 많은 폐기물이 나왔다. 이러한 월성 원전 1호기가 재가동 된다고 하니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는 이 불안감을 어떻게든 ‘소통’으로 풀어내려 하기보다는 ‘불통’으로 대처함으로써 불안한 상황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월성 원전에서는 여러 차례의 사고가 있었다.  

 첫 번째 사고는 1984년과 1994년에 벌어진 월성 1호기의 중수 누출 사고다. 이 사고는 사고 레벨 2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총 4회가 일어난 레벨 2 사고가 여기서만 두 번 일어났다. 수명 연장과 관련하여 가장 비난을 받는 부분 중 하나다.

 2009년에는 핵연료 교체 과정 중 방출실 바닥과 수조에 사용 후 연료봉을 2개 흘렸으며, 이를 근로자 1명에게 다 치우라고 시켰으며 또한 사고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수원측은 규정상 보고 대상에 속하지 않는 것이며 방사능의 외부 유출 또한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피해가 없었다’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한수원은 ‘과정상의 실수’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2013년 2월 24일에서는 월성 원자력 발전소 4호기에서 냉각수가 유출되었다. 사고 현장에 있던 근로자 11명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으며, 유출된 냉각수는 모두 회수했다고 한다.

 이런 ‘위험한 역사’가 있는 상황에서 이번 원전 연장 처리는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가? 김혜정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의 말에 따르자면 “안전성 문제에 대한 충분한 심의도 이뤄지지 않았고, 스트레스 테스트는 검토하다 말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늦은 밤에 날치기하듯 표결을 강행했고, 머릿수로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방식으로 이를 가결시켰다. 

 이와 같은 원전 운영의 모습 속에서 드러난 한 가지 결론은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원자력 발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주체’와의 소통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독일은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전면 폐쇄한다는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고, 우리나라는 2022년까지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하나의 분명한 대비가 되고 있다. 각 나라의 사정이 다르므로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러한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 하나, 소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