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도 이 나라, 이 지구촌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끓어 넘치듯 일어났다. 그리고 빠르게 역사의 망각 속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물론 연말이며 연초에는 잠시 반성과 회고와 전망들도 넘쳐난다. 2014년에서 우리가 받아온 숙제들이 무엇이며 또 어떤 새로운 문제들이 일어날 것인가 예상하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풀어야할 과제며 앞으로의 전망을 하나하나 나열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차라리 반성도 계획도 포기해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 그야말로 대책 없는 세월을 보내는 개인과 세상이 될 것이며 우리는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 

그러니 간단하게 두 가지만 짚어보고 넘어가자. 

첫째, 2105년 대한민국의 환경 분야에서 가장 시급하게 밀어닥칠 일은 지난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과 묶여 있는 ‘4대강문제’이다. 이 문제를 국정조사라는 방법으로 과연 얼마나 풀어낼 수 있을지 없을지 그건 섣불리 단정하지는 말자. 다만 확실한 것은 4대강문제가 정치적 문제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바로 환경의 문제이며 환경은 우리들 삶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곧 물의 문제이다. 물은 생명이다. 그러니 곧 ‘4대강’은 곧 우리들의 목숨 문제라는 생각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둘째, 원자력 발전에 관한 문제이다. 누구라도 알고 있듯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끔찍한 재앙은 우리의 원자력 원자력발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반성의 기회가 되었다. 게다가 2014년 원자력 발전소의 전산 보안 해킹 문제가 두드러지면서 또 다른 새로운 문제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해킹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든, 범인이 누구든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운영이며 보안의 문제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눈앞의 문제에만 급급하지 않고 잠깐만 멈추어 생각해 보더라도 이들 두 가지 문제는 환경(環境) 정책과 기술이 나아가야할 근본적인 철학의 부재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대 인도인들의 오랜 사유(思惟)의 산물이라고 하지만 출발지나 국적과 상관없이 동아시아인들에게 널리 퍼져 공감을 얻어낸 것은 우주의 근본을 이루는 현상을 지수화풍(地水火風) 네 가지로 압축시켜 인식하는 것이었다. 지수화풍(地水火風) 즉 땅, 물, 불, 바람의 4원소, 원소라기보다는 현상이지만, 이 네 가지 원소는 중국을 거치며 이른바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의 오행(五行)으로 변화 발전한다. 그러나 그 오행의 근본도 어디까지나 이 네 가지 기본 원소 속에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네 가지 현상의 조화로움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생명이 되는 몸은 곧 지수화풍의 조화로 이루어진 존재이다. 이 조화가 깨어지면 우리는 다시 네 가지 원소 상태로 돌아가고 우주로 흩어진다. 생명도 국가도 지구도 우주도 예외란 없다. 

4대강 문제는 바로 수(水)의 문제이며, 원자력 발전은 화(火)의 문제이다. 물은 땅 속과 땅 위를 흐르고 있으며 우리는 땅 위에 심은 곡식을 먹고 땅이 주는 물을 마신다. 불은 바람이 있어야 타오른다. 그리고 우리는 바람이 주는 산소를 마시고 살아간다. 그러니 물과 불의 문제가 어찌 그냥 물과 불의 문제로 그치겠는가.

환경(環境)이란 낱말의 의미를 새겨보면 고리 환(環), 그리고 지경 경(境)이다. 지경이란 장소, 세상을 말한다. 그러니 화경은 둥근 세상, 고리 같은 세상을 말하는 것이다. 지수화풍의 네 원소가 고리처럼 맞물리며 돌아가는 둥근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생각, 그 근원적인 생각부터 갖는 게 환경에 대한 올바른 태도이며 철학일 것이다. 

2105년에는 누구라도 환경이 곧 삶이며 우리의 목숨이라는 생각을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