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이하 국시모, 회장 윤여창 산림청장) 20주년 기념 심포지엄 및 기념식이 지난 5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국시모 20주년 축하행사

국시모 20주년 기념식은 조후 집행위원장 사회로 오후 5시부터 시작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지영선 환경운동연합 대표, 김용관 산림청 산지관리과장 등 내외빈과 국시모 회원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윤여창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이제 국시모가 청년이 됐다. 그동안 우리는 북한산 국립공원, 가야산 국립공원 골프장 저지,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및 관광터널 설치 저지 등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우리 국시모는 이같은 활동 리더 중심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국립공원의 올바른 이용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지영선 대표는 축사로 “국시모는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창립됐다. 그런데 국시모는 국립공원에만 국한했다. 그 것이 지금 생각하면 현명한 판단이었다. 스스로 범위를 국한함으로 해서 국립공원 문제에 더 깊이 집중해서 더 많은 성과를 낸 것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환경부 이찬희 자연보전국장은 축사에서 “환경부의 환경정책도 수질ㆍ토양오염의 복구 저감 중심에서 자연자원의 보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국시모와 함께 환경 보전에 많은 일들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외빈의 축사 이후 ‘국립공원과 국시모 사람들’이라는 주제의 동영상 상영이 있었다. 15분동안 진행된 이 영상에는 국시모의 활동과 업적, 미래 비전 등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방영됐다.

축사 이후 국시모 회원인 가수 이지상 씨의 축가가 있었다.

이 씨는 이날 ‘시펄’과 ‘무지개’를 불렀다. 이 씨는 시펄을 갯벌의 다른 말이라고 설명했다.

축가 이후 국시모 회원 이혜숙 씨의 축시 낭독과 리코더 연주가 있었다.

이 씨는 김광석 시인의 ‘산’을 낭독한 후 나무로 만든 리코더로 김광석의 ‘마법의 성’을 연주하며 국시모 20주년을 축하했다.

심포지엄, 국립공원 효율적 관리 논의

기념식에 앞서 국시모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이날 2시부터 ‘국립공원의 미래비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미래공간’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서울시립대학교 이경재 교수랄 좌장으로 하는 발제와 박범진 충남대 교수를 좌장으로 하는 토론으로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발제에는 경희대 공우석 교수가 ‘우리 국립공원의 자연환경과 미래’라는 주제로 시작했다.

뒤를 이어 유기준 상지대 교수의 ‘국립공원 그리고 사람’, 조경만 목포대 교수의 ‘국립공원, 경험의 문화세계로’, 부산대 김동필 교수의 ‘국립공원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우리의 전략’을 각각 발제했다.

공유석 경희대학교 교수는 “국립공원의 자연 보전 목적을 달성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자연계와 경관의 법칙을 추구하는 경관생태적이고 통합적인 관리를 주장했다.

또 국립공원 관리를 백두대관 생태축, DMZ 생태축의 복원의 관점에서 진행할 것도 제안했다.

그는 “국립공원의 보전가치가 높은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탐방객들을 위한 다양하고 알찬 탐구,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성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유기준 상지대학교 교수는 “국립공원 관리는 자연을 보전하면서 보전된 자연을 사람이 잘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보전과 이용의 규형과 조화를 강조한 것이다.

그는 “국립공원 관리 측면에서 보전화 이용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탐방관리를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국립공원 탐방 문화와 관리가 제대로 돼고 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우리나라 국립공원 관리 정책은 탐방객에 호소하는 단순한 구호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을 뿐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 결여돼어 있으며, 관리주체의 적극적 노력도 결여돼어 있다고 지적했다.

탐방객들에게 산에서 취사하지 말고 쓰레기는 봉투에 담아서 산을 내려오라고 홍보와 호소를 하는데서 그칠 뿐 탐방객들이 산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산림자원을 훼손하는 등의 행동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없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국민들의 의식수준에 기대는 홍보와 구호정책도 중요하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실천적 정책체계를 마련하고 관리주체의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탐방정보를 온-오프라인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수집ㆍ홍보의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등산의 목적이 기존 정상정복 위주에서 주변 환경과 문화를 즐기는 것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조경만 교수는 “현재 일부 등산객들이 자신의 탐방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올려서 서로 토론을 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들이 비록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 일반인들이지만, 이들 이야기 속에서 당대 자연을 접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블로그를 통한 탐방 경험의 나눔이 자연과 사람과 문화에 대한 질적 연구와 스토리텔링 혹은 에스노그라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면 국립공원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제안했다.

김동필 교수는 이번 발제를 통해 국립공원 미래비전 달성 전략으로 ▲용도지구와 사유지 매입, ▲자원봉사와 주민지원▲보호지역 통합관리시스템 등을 제안했다.

특히 보호지역 통합관리시스템을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을 확대 개편해 국가공원청으로 격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호지역의 범이와 국립공원 지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발제 이후 충남대학교 박범진 교수를 좌장으로 주제토론이 있었다.

이날 김용관 산림청 산지관리과장은 “정상 정복형 등산 형태에 대해 산림청에서 우려를 많이하고 있다. 이같은 등산은 탐방압을 높이게 되고 결국 자연을 훼손하는 쪽으로 가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탐방압을 낮추려면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객들의 발길을 분산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리산 둘레길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 내 케이블카 해결에 한 목소리

이날 발제자들은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움직임에 대해 공통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충남대학교 박범진 교수는 “국시모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오대산 오색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설치를 막아낸 것”이라며, “케이블카 설치는 결국 산림자원의 훼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연보전이라는 측면에서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이같은 주장에 이경제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도 “국시모 활동 중 가장 빛나는 활동이었다”며 “국립공원 케이블카 문제는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산림청 김용관 과장도 “케이블카 문제는 산림청에서도 상당히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문제에 대해 방청객에서 색다른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청객으로 참석한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김영민 교수는 국립공원 케이블카 논란과 관련 “국립공원 케이블카는 공원 밖에서 국립공원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하면 된다”며, “특히 30층 빌딩으로 케이블카를 만들고 그 국립공원 외곽을 개발한다면 국립공원 보호와 관광산업을 통한 경제효과 창출 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이경재 교수는 또 “국립공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사찰”이라며, “두 부분이 정책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찰과 국립공원이 관리적 측면에서 따로 가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충남대 박범진 교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과 오장근 과장, 환경운동연합의 염형철 사무총장, 대한불교조개종의 김용구 기획실장, 국민일보의 임항 논설위원, 환경부의 김종률 자연자원과장, 산림청의 김용관 산지관리과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