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EU에 진출한 현지 법인들은 FTA 발효로 관세부담이 줄어들면서 가격경쟁력이 제고되어 현지 바이어의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현지 법인들은 공격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전에는 수출하지 않던 품목도 시장조사에 나서면서, 현지 보다 국내 생산 확대를 고려하는 등 FTA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이경태, iit.kita.net)이 한·EU FTA 발효된 후 우리 기업의 EU법인(15개)들을 대상으로 FTA 체감효과를 조사한 '한·EU FTA 발효 이후 현지 우리 기업의 체감 효과 및 활용 사례' 보고서를 통해, 현지 법인들은 관세철폐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 및 비용(관세부담) 감소, 현지 바이어의 관심 및 주문 증가, 부품·소재의 무관세 수입으로 인한 현지 생산비용 감소 등을 체감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산업용 장갑을 수출하는 A社는 8% 관세철폐로 가격경쟁력이 상승하여 주문이 증가하고 있고, 기계를 수출하는 B社도 적지 않은 관세감면 효과로 대만, 일본의 경쟁사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또한, 현지 법인들은 바이어 대상 적극적 홍보, 육류와 같이 수출실적이 없던 품목의 수출 검토, 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복귀 등 FTA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무관세 통관이 늘어 세관 물류비용 및 행정비용이 줄었으며, 전자제품을 수출하는 C社는 14%의 관세가 철폐되어 현지 생산 대신 국내 생산물량의 수출 확대도 고려하고 있어, 고용창출도 기대된다.

이어 보고서는 FTA 효과가 더 커지기 위해서 몇몇 과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인증수출자 지정이 확대되어야 하고, FTA와 한국산의 매력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개선해야 하며, 원산지기준 충족을 위한 국산·EU산 부품·소재 사용을 확대한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일부 바이어는 관세인하 분만큼을 가격인하에 반영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이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농식품 수출을 위해 EU의 위생검역 관련 제한 조치 완화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제무역연구원 조성대 수석연구원은 "현지 법인들이 전해온 내용은 FTA 발효 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밝힌 기대효과가 불과 1∼2개월만에 현실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재정위기 등으로 어려운 현지 여건 속에서도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데 FTA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