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의 유래
추석에는 송편을 하는데 그 모양이 반달 모양이다. 그런데 송편 안에 소를 넣고 접기 전에는 온달 모양이다. 그러니까 송편은 온달과 반달이 되는 셈이다.
정월 보름에는 그 해의 곡식이 잘 여물기를 기원하는 여러 민속 행사가 있다. 팔월 보름에는 조상숭배 사상과 관련된 행사가 펼쳐지는데, 보름달 같이 곡식이 잘 여물게 해준 달에게 감사하는 달숭배 사상이 조상숭배 사상으로 바뀐 것이다. 올해 나온 햇곡식을 조상님에게 대접하며 감사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송편은 하늘의 씨앗인 보름달을 상징한다. 달은 생성, 성장, 소멸의 단계를 거치는데, 그것은 곡식이 생성, 성장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추석 차례 때 송편을 놓는 것은 달의 열매를 상징하며 과일은 땅 위의 열매며 토란은 땅 밑의 열매로서 하늘의 열매, 땅 위의 열매, 땅 밑의 열매를 모두 조상님에게 드리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탈이 끊이지 않고, 좋지 않은 일이 잇따라 일어날 때 '떡 해먹을 집안'이라고 한다. 집안에 흉사가 일어나고 뒤숭숭한 것이 귀신의 짓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시루떡을 해서 귀신에게 먹여서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떡을 이웃에게 돌림으로써 액막이를 하기도 했다. 지금도 떡을 하면 이웃에게 돌리는 풍습이 남아있는데 인사 겸 친목을 도모하는 정표의 의미도 있지만, 붉은 팥이 시루떡 액막이의 의미도 지니기 때문이다.
굿을 할 때나 고사와 시제를 지낼 때에는 반드시 상에 오른 것이 떡이다.
떡은 곡식으로 만든 먹거리 중에서 가장 맛있고, 고귀하고 정결하기 때문이다. 고사나 시제를 하고 난 떡은 탈이 나지 않는 복떡이라 집집마다 돌려 먹었다.
오늘날에도 사람이 까닭없이 앓거나, 재앙이 뒤따라 굿을 할 때나,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건축물 짓거나 할 때, 길흉사 등에 시루떡을 신에게 바친다. 떡이 이러한 상징적인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떡은 먹거리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할 것이다.
떡은 시절 음식으로서 계절에 따라 우리 입맛을 돋구어 왔다. 정월의 흰떡, 3월의 소나무 껍질과 제비쑥을 섞어 찐 환병과 오색 또는 청·백의 반월형으로 만든 산병 및 진달래 떡, 4월의 대추 살을 발라 만든 증편, 5월의 수리치, 6월에는 콩이나 깨에 꿀을 섞은 소를 싸서 찐 상화떡과 나물 소를 싸서 만든 연병, 8월의 송편, 9월에 국화로 한 화전, 10월에는 붉은 빛이 도는 밀단고와 쑥단지를 만들어 먹었다.
근래에는 서양의 빵과 과자류에 밀려 우리의 떡문화가 쇠퇴하는 듯 했으나, 최근에는 현대인의 기호와 구미에 맞게 개발되면서 본래의 전통 먹거리로 다시 힘을 얻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솔잎 넣고 송편을 찌는 뜻은, 추석 전날에 온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는데, 처녀 총각들은 여간 정성이 아니다. 왜 그런고 하니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배우자가 예쁘고, 볼품 없이 빚으면 신랑신부 될 사람의 미모도 볼품이 없다는 어른들의 말 때문이다. 이는 “밤에 손톱 깎으면 복 달아난다”는 말처럼 그러지 않는 것이 좋다는 걸 자연스레 가르치려는 어른들의 지혜일 것이다. 과학적으로 송편의 태깔과 배우자의 미모가 무슨 관련이 있을 것인가. 다만 송편 하나라도 정성으로 빚어내는 심성이라면 절색가인인들 어울리지 않으랴.
또 임신한 부인들은 송편에 솔잎 한가닥을 가로로 넣어 쪘다. 이 송편은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는 삼신할머니의 메시지였다. 찐 송편을 한쪽으로 베어 물어, 문 부분이 솔잎의 끝 쪽이면 아들이요, 잎꼭지 쪽이면 딸이라고 했다. 솔잎이 과학적인 성별 진단 시약은 아니었지만, 아들 못 나으면 겪게될 시집살이가 두려웠기 때문이 아니었을른지. 송편에 담아놓은 우리 조상들이 사연이 이렇듯 소박하고 안타까웠다.
세균 죽이는 솔잎 향
송편을 찔 때는 솔잎을 먼저 시루에 깔아 시루 구멍을 덮고 그 위에 송편을 한 줄 놓는다. 다시 솔잎 한줄 송편 한줄 하면서 차곡차곡 놓는다. 아마도 송편의 ‘송’자가 소나무 송(松)인 이유가 솔잎을 넣고 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향긋한 솔잎 향을 배게 해서 맛깔을 더해보려는 지혜 쯤으로 생각돼왔던 솔잎 송편이 기실 더 깊은 과학에 바탕하고 있었다는 것이 최근에야 밝혀졌다.
국민대 김기원 교수(산림자원학과)에 따르면, 식물은 다른 미생물로부터 자기 몸을 방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살균물질을 발산하는데 이를 통칭해 피톤치드(phytoncide)라고 한다. 피톤치드는 공기 중의 세균이나 곰팡이를 죽이고, 해충, 잡초 등이 식물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한다. 또한 인간에 해로운 병원균을 없애기도 하는데, 백일해 병실 바닥에 전나무 잎을 흩어 놓으니 공기 중의 세균량이 1/10까지 감소 됐다는 보고가 있다. 그리고 핵균이나 대장균이 섞여있는 물방울 옆에 상수리나무의 신선한 잎을 놓으니, 몇 분 후 이 세균들이 모두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러니 솔잎으로부터 빨아들인 송편에는 세균이 범접하지 못해 오래도록 부패하지 않고 먹을 수 있었으니, 실로 과학적인 원리를 잘 이용한 것이 솔잎 송편이었던 것이다.숲 속의 많은 나무들이 저마다 피톤치드를 내는데, 그 중에서 소나무는 보통나무보다 10배 정도나 강하게 발산한다고 한다. 옛 어른들이 “퇴비는 소나무 근처에서 만들지 않는다”고 한 것도 소나무의 항균 작용이 너무 강해 퇴비에 유익한 미생물까지 죽여버리기 때문이다.
송편 시루에 다른 잎이 아닌 소나무 잎이 들어간 이유이다.
송편의 지역별 모양
강원도
감자송편
감자녹말을 익반죽(끓는 물을 끼얹어 가며 하는 반죽)을 하여 만든다. 감자녹말은 위벽에 막을 만들어 위를 보호하므로, 위장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좋다.
도토리 송편
멥쌀가루에 도토리가루를 섞어 익반죽하여
만든다. 도토리는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도토리의 60~80 %는 녹말이며, 특히 너도 밤나무에서 나온 도토리는 지방질과 단밸질이 많고 녹말이 적다. 구황식품인 도토리는 배가 부글부글 끓거나, 잦은 설사와 잦은 소변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좋다. 또한 열량도 낮아 비만인 사람에게 좋다.
충청도
호박송편
호박을 썰어 말린 호박가루에 멥쌀 가루를 섞어 익반죽하여 만든다. 특히 호박송편은 색깔이 곱고 단맛이 나며, 쫀득존득하다. 눈에 좋은 비타민 A가 많고, 이뇨작용을 촉진하며, 기관지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전라도
꽃송편
오미자와 치자, 송기, 쑥 등을 이용하여 주로 멥쌀가루와 함께 반죽하여 여러 가지 색깔과 맛을 낸다. 각 종류로 빚어 만든 송편위에 오색의 떡반죽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꾸미기 때문에 꽃 송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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