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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반야봉 일대 구상나무 고사, 기후변화가 원인
김종옥 기자.  |  webmaster@eco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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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0  16: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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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권경업)은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일대에서 집단으로 고사한 구상나무 94그루를 분석한 결과, 50여 년에 걸친 생육 스트레스가 장기간 누적되어 고사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일원 구상나무 고사지 모습

공단 연구진은 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일대에서 고사한 구상나무 94그루의 원인파악을 위해 2017년 6월부터 6개월간 나이테 분석으로 과거 생육정보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고사한 구상나무 94그루는 1960년부터 생육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89.4%인 84그루가 2000년 이후 고사했으며, 2012년 이후에는 11.7%인 11그루가 고사했다. 나머지 29.8%인 28그루는 2013년 이후에 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고사한 구상나무 84그루의 평균 수명은 69년이며, 최장 118년까지 산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중에서 70~80년생이 가장 높은 비율(48.8%, 41그루)을 차지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2월) 기온상승과 봄철(3월) 강우량 부족이 가뭄으로 이어져 구상나무 생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월의 기온상승이 구상나무 생육부진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지리산 반야봉 일대 2월 평균 기온을 측정한 결과, 2012년 –9.1℃에서 2018년 –5.3℃로 연 평균 약 0.76℃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월 기온 상승이 겨울철 전반에 걸친 적설량 감소 원인이 되었으며, 봄철에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공급되는 수분량이 부족해 구상나무 생육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이 일대의 3월 강우량 부족도 구상나무 고사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지리산 반야봉 일대 3월 강우량을 측정한 결과, 강우량이 2012년 137.5mm에서 2017년 22.5mm로 연 평균 약 23mm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우량 감소 영향으로 토양에 함유된 수분 역시 6년 사이 약 16.5%p(25.3%→8.8%) 감소했다.

반야봉 일대의 강우량 부족이 토양건조로 이어져 5월 초부터 생육을 시작하는 구상나무 생육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 추출 과정

연구진은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기온상승으로 구상나무 생육시기가 앞당겨지며, 이른 봄 수분부족이 생육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명 크리스마스 트리로 불리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고유종인 상록침엽수로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현재 지리산 반야봉 일대(1㎢)에는 1만 5,000여 그루의 구상나무가 있으며, 이중 45%인 6,700여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홍철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리산 반야봉(1,732m)은 기후변화에 민감한 아고산(亞高山)대 지역으로, 저지대에 비해 기온 상승폭이 크다”라며, “반야봉과 같이 1,500m 이상 높은 고도에서 주로 자생하는 구상나무는 기후변화로 열악해진 환경에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이번 구상나무 고사 연구는 국립공원 아고산 생태계 상록침엽수군락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첫발을 내딛은 것”이라며, “앞으로 종 수준의 연구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 생태계 보전 및 복원을 위한 조사·연구를 통해 보호 대책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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