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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가습기제살균제, 기나긴 길 제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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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4  11: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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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를 대표해 공식 사과를 전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지난 2011년 국내에서 판매 중인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임산부와 영유아가 폐섬유화로 사망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정부의 공식 사과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폐섬유화증은 현재까지 완치 방법이 거의 없으며 치료방법은 개발 및 연구 중이다.

당시 보건당국은 실험용 쥐에 가습기 살균제 흡입 독성 실험을 해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올리고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두 가지 성분이 폐 손상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물질들은 피부독성이 다른 살균제에 비해 5~10분의 1 정도에 불과해서 샴푸, 물티슈 등 여러가지 제품에 이용되지만, 호흡기로 흡입될 때 발생하는 독성에 대해서는 연구결과가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할 때까지 아무런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는 공산품으로 분류되어 식품위생법이나 약사법이 아닌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기준만이 적용되어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대구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이 사망해 가습기살균제 사건 사망자가 143명으로 늘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은 환자 가운데 사망자는 95명에 달한다. 이는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가 지난 2013년과 2014년 벌인 1·2차 조사를 통해 피해를 본 것이 거의 확실하거나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 환자들이다. 살균제로 인한 피해 가능성이 낮거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 3·4등급 사망자까지 더하면 가습기살균제 관련 사망자는 143명으로 늘어난다.

사망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라는 사실이 분명히 밝혀졌음에도 제조업체 및 판매업체들은 보상은 커녕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현재 몇몇의 제조업체는 폐업한 상태로, 피해자들은 업체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길이 없어 국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29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가해자 없는 피해자들이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했다.

2년전 정부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어 사고가 발생한 시기에는 용도에 따른 유해성심사가 의무화되지 않았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었다.

제품 유해성 심사 신청서에 특히 PGH물질 흡입노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내용이 분명히 제시되어 있음에도, 정부가 흡입 독성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제품을 허가한 사실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했지만 당시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만약 2003년 당시, 유해성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2009년 가습기 살균제에 PGH 사용에 대한 제재가 이뤄졌을 것이다. PGH 성분을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한 업체가 폐업한 상태에서 피해자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어야했다. 

또한 가습기살균제가 인체에 안전하다며 소비자를 상대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제조·판매업체 또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할 것이며, 국가는 업체를 상대로 무거운 법적책임을 물어야 했지만 이 역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힌 것은 이 사건이 먼 길을 돌아 다시 시작점에 다시 서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진심어린 피해자들의 구제가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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