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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AI에 이어 구제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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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3  09: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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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이어 이제는 구제역이다. 구제역은 한국에서는 1984년 처음 발생했으며, 이후 16년 만인 2000년 경기도 파주 지역에서 발생해 충청도 지역까지 확산되어 큰 피해를 입혔다.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5월에도 발생하여 전국적으로 가축 약 16만 마리를 도살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2010년 11월에 발생한 구제역도 기존 방침에 따라 더 이상 구제역이 퍼지지 않게 발생지역을 통과하는 차량을 검역하고 구제역에 걸린 소를 소각하거나 매장하는데 급급한 상황이었으나, 전국으로 확산되고 돼지에게도 전파되자 당국에서는 더 이상 전파를 차단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12월 22일 소에 한정해서 백신 투약을 결정했다. 

또한 12월 30일을 기점으로 위기등급은 ‘심각’ 단계로 격상되었으며 이와 동시에 첫 중앙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하였다. 게다가 이 구제역 사태는 2011년 1월 6일을 기점으로 하여 6개 시·도, 46개 시·군으로 늘었으며 94만8364마리가 살처분됐다. 재정 소요액은 살처분 보상금 6800억원을 포함해 81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시기 구제역이 퍼진 지역 중엔 강원도도 포함되는데 여태껏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없는 청정지역으로 여겨지고 있던 곳이라 여러 가지로 파문이 크다. 게다가 구제역 발생과 더불어 백신 처방으로 인하여 횡성군 한우, 한우령 등 강원도에서 내세우고 있던 모든 청정 한우 브랜드는 막대한 타격을 입었으며 그 외의 발생지역인 경주시 등의 여러 한우 브랜드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관련 공무원들의 피로 또한 극에 달하여, 이미 방역을 맡았던 공무원 두 명이 과로로 인하여 숨지기까지 하는 등 30명 넘는 사람들이 쓰러지거나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이 때, 직렬직급 상관없이 거의 모든 공무원들이 하루 3회 교대로 검역소에서 소독 및 검역을 했는데 낮 근무 시간에는 원래 담당업무를 볼 수 없어 업무수행 및 민원처리에 차질을 빚었고 야간 근무조는 낮에 일하고 밤을 새야했으므로 당연히 스트레스와 피로가 급격히 쌓였다. 이 때 군인들도 상당수 투입이 되었다. 심지어는 사단장 지시로 혹한기 훈련 행군까지 취소한 부대도 있었다고 한다.

단지 공무원들이 소독 및 검역작업만 한 것도 아니었다. 가축들을 살처분해야 하는데 그럼 누가 해야 하는가. 원래는 농장 주인들이 해야 하지만 못하겠다고 뒤로 누웠다. 하지만 살처분하지 않으면 전염병 확산으로 그 책임을 공무원들이 져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직접 그 수많은 가축들을 살처분해야 했다. 실제로 각자 몽둥이 하나씩 들고 하룻밤에 수백, 수천 마리 가축들을 구덩이로 몰아넣는 일이 매일매일 일어났다. 당연히 그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호소할 수 밖에 없었고 이를 대상으로 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했으나, 업무가 밀린 공무원들이 치료를 받기는 사실상 힘들었다.

그렇다면 단 한번도 우리는 구제역에 제대로 대처해 본 적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2000년에 구제역이 발생했을 당시, 김대중 정부는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새벽 2시에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하여 군부대를 투입하도록 지시했다. 방역과 살처분에 투입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신속한 군 병력 투입은 구제역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취재를 위해 나온 기자들의 의류는 모두 수거하여 소각하였다. 이러한 초동 대처로 김대중 정부는 살처분 2216마리로 구제역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것은 우리가 과거에서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우리는 또 다시 구제역과 AI를 기억속에서 지워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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