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층간소음 참사가 또 발생했다. 지난 1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위 아래층 주민들이 층간소음 문제로 다툼 끝에 한 명이 살해당하고 살해당한 사람 어머니는 중상을 입는 끔찍한 참사가 발생 했다.

이와 관련해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대표 강규수), 안전사회시민연대(대표 최창우), 노년유니온(위원장 김선태), 정의연대(대표 양건모), 폐지노인안전복지시민연대(대표 봉주헌) 등 13개 시민단체는 17일 층간소음으로 야기된 사당동 살인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국회와 정부, 지자체는 층간소음 문제가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연적인 문제가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팔짱만 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13개 단체가 공동으로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국회와 정부, 지자체는 언제까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할 것인가? 층간소음은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다. 우연적인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다. 국회와 정부는 층간소음문제의 개인 간의 문제, 우연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뒷짐을 지고 지내왔다.

그러는 사이 국민들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층간소음 분쟁과 갈등에 휩싸여 행복과 인생의 즐거움을 빼앗기고 있고 극단적인 다툼까지 벌어져 살해하고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흔히 보는 상황에 이르렀다. 직무유기다.

그 동안 정부는 세대 간의 층간소음 문제를 소통과 배려의 문제라고만 이야기 하고 실효성 있는 법제도 도입하지 않고 의미 있는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음을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지만 층간소음에 관련된 모든 사건은 예견된 사건이고 예견된 결론을 보여 주고 있다.

2014년 6월 만들어진 세대 간의 층간소음 기준은 3데시빌이 완화되었는데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내용 이었다. 오히려 환경분쟁조정위에서 적용하던 수인한도를 낮춘 건인데 실제 소음으로는 두 배 이상 완화한 것이다.

층간소음 피해자는 이사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에서는 제대로 간파를 하지 못하고 있다.

층간소음의 주원인은 저주파다. 귀로만 들리는 고주파 소리도 문제지만 신체에 영향을 주는 저주파 소음이 더욱 문제다. 때문에 현재의 고주파만 대상으로 하는 소음 측정 방식으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객관적으로 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저주파도 측정 기준에 포함시켜야한다.

현재 법률 규정은 처벌 규정이 없어 유명무실하다. 강제성을 가진 법적 근거 도입이 절실하다. 또한 층간소음 기준이 강화되어야 한다.

2014년 5월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공동주택 층간소음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었지만 처벌 규정이 없다. 이들 규정은 분쟁조정 대상 소음 판정 기준으로 쓰일 뿐이다.

소통과 배려의 문제가 되기 위한 전제는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중재다. 중재를 하려면 중재자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현재는 중재권한이 없다. 이웃사이센터가 제 기능을 못하는 이유다.

과연 누가 지금의 층간소음 문제를 중재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주거지에서의 소음문제는 삶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법률을 도입하면서 소음 기준이 만들어진 시점 이전에 만들어진 건물이라는 이유로 이들 건물에 대해서는 이후 만들어진 건물에 적용하는 데시벨 수인한도를 더 높게 정하는 어처구니없는 규정을 만들었는데 이는 국민들을 무법지대로 내 모는 처사였다.

국회와 정부, 지자체는 더 이상의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층간소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라. 층간 소음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강제력 있는 ‘층간소음 안전규제 입법’을 서둘러 도입하라. 아파트 관리소장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한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층간소음 현황파악도 못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층간소음 전수 조사 실시하라. 첫째, 층간소음 현황 전수조사를 하고 둘째, 층간소음 피해 전수 조사 실시하라.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층간소음 지도를 제작하고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국민안전처 산하에 ‘층간소음분쟁조정위’를 별도로 만들어라. 층간소음 문제를 막연하고 포괄적인 환경분쟁의 영역에 두어서는 안된다. 국민안전의 문제라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날림으로 지은 건설사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전국에 날림으로 지은 건물이 수두룩하다. 전수 조사 때 반드시 파악해서 조치를 취해야 하고 입법에 반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