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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에 300년으로 추정되는 배나무가 있어 화제다.
강화군 불은면 상동암리 새말부락 심우영 씨댁에 멀리서도 배꽃이 보일 정도로 높고 우람한 나무 한그루가 있다. 느티나무 규모 정도로 커서 저게 과연 배나무 맞나 싶을 정도다. 가까이 가 보면 흐드러지게 핀 배꽃이 벚꽃마냥 눈처럼 꽃잎을 날리고 있다.
"우리 할머니께서 생존하셨다면 120세가량 되시는데 15세에 이 집에 시집 오셨을 때도 배나무가 이만했었다고 해요"
심우영(79세)씨는 "할아버지께서 초가를 기와집으로 다시 지으실 때도 배나무를 비껴서 지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배나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현재는 7대가 이 집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나무는 비바람에 가지가 꺾이고 주렁주렁 달린 배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지기도 했다. 사람 키 높이 정도의 부러진 가지 큰 구멍에는 시멘트가 채워져 있다. 15년 전쯤 나무병원에 의뢰해 치료한 흔적이라고 한다. 그냥 놔두면 그 구멍으로 빗물이 들어가 나무줄기가 썩는다. 중간에 잘린 가지에는 대부분 이렇게 치료하고 돌봐 준 흔적이 있다. 나무 밑둥 쪽 둘레를 재보니 1미터 85센티다. 어른 두 사람 정도가 안아야 품에 넣을 수 있을 정도다. 주인의 배려와 따뜻한 보살핌으로 지금껏 이 나무는 사람과 인연을 맺으며 튼실하게 살고 있다.
"3년 전부터 떨어지는 배들을 주워 모아 효소를 만들고 있어요"
안주인 구경림(74세)씨는 효소로 만든 따뜻한 차를 한잔 내 왔다. 지금은 먹거리가 넘치는 시절이라 배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를 굳이 먹으려 들지 않지만 이 나무는 한때 이 동네 사람들을 굶주림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게 해 주기도 해 '생명나무'로 여겨졌었다.
"내가 13살에 6·25가 터졌는데 그 전 후 보릿고개 시절 동네사람들이 산에서 나물 뜯어 먹고 열매 따다 먹을 정도로 먹을 것이 없었어요. 그때 이 배나무가 동네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지"
심 씨는 배나무 주인이어도 그때는 첫 새벽이 아니면 배를 주워 먹을 수조차 없었다고 했다. 열매는 비록 아이 주먹크기 정도지만 그 당시는 허기를 채워 줄 수 있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였다. 나무가 워낙 크다보니 그 열리는 양도 어마어마해 동네 사람들의 배고픔을 달래줄 요긴한 먹을거리였던 것이다.
최근 또 다시 사람들에게 이 배나무가 회자되는 것은 나들길을 걷는 사람들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까닭이라고 한다.
"나들길 걷는 사람들이 이 나무가 무슨 나무냐고 물었다가 배나무라는 것을 알면 깜짝 놀라요" 다들 이렇게 큰 나무가 '배나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한다고 했다. 300살 먹은 배나무는 이미 마을의 명물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배 재배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농업 기술 서적인 제민요술에 배 재배에 대한 기록이 있다. 고려 명종 18년에는 배나무를 심어 소득을 높이도록 나라에서 권장까지 했다. 이후 조선 성종 때에는 배가 주요과수로 재배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에 의하면 현재 농가에서 배 재배를 목적으로 한 나무 중 오래된 것은 약 70년 정도의 수령이며 산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배나무 중 간혹 4∼5백년 정도 된 것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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