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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 북상 중인 제8호 태풍 ‘너구리’가 전국 영향권에 들면서 재난재해 관계자들 및 시민들의 촉각이 곤두섰다. ‘너구리’ 태풍의 직격탄을 받은 오키나와는 강풍과 폭우로 인해 건물이 부서지고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태풍피해가 속출했다. 비단 너구리뿐 태풍 매미와 루사 등 과거 한반도를 할퀴고 간 강력한 태풍들이 있었다.
이같은 강력한 태풍의 잦은 출현은 최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및 해수면 온도 상승과 관련있다. 기후변화 문제는 기상이변과 해수면 상승같이 지구생태계 전반과 관련된 문제기도 하지만 물 부족, 식량 부족, 환경난민 발생이라는 세계갈등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경제 및 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계획안을 내놓았다.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저탄소협력금제, 화학물질 평가 및 등록에관한 법률 등 환경 관련 여러 규제들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산업계가 성명서를 내고 정부 계획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문제가 전지구적인 문제임을 깨닫고, 규제를 통해 이를 예방하려는 움직임은 좋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연료를 바꿔야 하고 엄청난 비용이 드는 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기업에서는 이 문제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일 수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커지는 세계적 추세에서 기업들의 논리가 뒤로 밀리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도 온길가스 감축 및 기업의 환경보호 의무는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가 무작정 환경 법규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인식 차이를 줄이기 위해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며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울리히 벡 교수도 기후변화가 미치는 경제체계 및 사회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8일 프레스센터에서 ‘해방적 파국, 기후변화와 위험사회에 던지는 함의’라는 강연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사례로 들며 기후변화 속에 보여주는 환경피해뿐 아니라 그 속에 숨어있는 인종적 불평등을 지적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당시 대피 명령에도 일부 주민층과 빈민층은 제대로 대피하지 못했다. 더불어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재해다.
그가 말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자연재해 발생 시에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집단은 빈민층으로 주로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이다. 이를 교훈삼아 우리나라 또한 취약계층에 대한 철저한 재난재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현재 정부의 각 부처와 시·도에서는 재난재해 발생 시 이를 막기위해 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며 예찰활동 및 재난재해 발생 시 대피 방안을 시민들에게 홍보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스마트폰 활용이 높은 요즘 추세를 반영해 정부는 재난재해 관련 모바일앱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효율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정부와 시·도는 이러한 노력들이 정보 습득에 취약한 소외계층에게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 전담반을 구성해 실질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환경문제를 넘어 산업계 및 사회 전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울리히 벡 교수는 강연에서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정치, 경제적 변화를 통해 현사회를 자각할 수 있는 계기로 봤다. 정부와 시민들 또한 기후변화를 생태정의를 신장시키는 기회로 보고 대응방안을 하나씩 마련해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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