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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경외교, 미래 구상가치 아닌 현재의 필요
최유정 기자  |  webmaster@eco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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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8  18: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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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기 시작한다는 우수(雨水)를 지나 봄의 문턱을 넘어서는 요즈음이다. 그러나 다가오는 봄을 만끽해보기도 전, 지난 겨울 대두됐던 중국발 초미세먼지 문제가 다시 발생하고 있다. 이례 없는 초미세먼지의 이 같은 한반도에의 ‘진격’은 봄을 맞아 황사에 대비하기 전 녹색 빛이나마 누릴 권리가 있던 작년과 대비된 모습이다.

변화는 진전 혹은 퇴보라는 완전한 이분법이 가능한 개념이다. 보다 나아지는가, 아니면 망가져가는가. 변화는 또한 현실을 보전 내지 간과할 시에도 나타나는 사회현상이다. 섣불리 건드리지 않고 온전히 흐르도록 관조할 때, 내지는 부정적 방향으로 치닫는 게 빤히 보임에도 그저 간과할 뿐일 때 비로소 드러나는 양극단이 바로 변화라는 바다.

이러한 관점에 비추어보자면, 현재 초미세먼지 강습은 단지 퇴보에 불과해 보인다. 중국에서의 미세먼지 유입으로 한반도 내 전 국민은 손실만 보았을뿐 득을 본 일은 전연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기전 상황에도 불구, 기상청과 환경부 등 정부부처에서는 공동 예보시스템 협약 체결 등 미비한 대안만을 마련해놓았을 따름이다. 이미 발생 중인 사안에 대하여 예보만을 강화하는 양상은 역설적으로 기존 예보시스템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데 다름 아니겠다.

금번 초미세먼지에 보다 적극적 방식으로 대응에 임하고자 한 건 기실 몽골 울란바타르 등 중국의 근접국 도시들과 미세먼지에 관한 상호 협력에 힘쓰고 있는 서울시 등 지자체들이었다. 애초 미세먼지가 중국 내 전 지역에 걸친 ‘초고속 산업화’의 악영향에 따른 문제건만,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지자체 수준에서의 소소한 방어전에 불과한 듯 보인다.

이처럼 모순된 중국발 미세먼지에의 대응 양상은 이른바 ‘환경외교’가 국력(國力)과도 긴밀히 연결된 사안임을 반증한다. 가령 유사선상에서, 일본의 근대 역사왜곡에 대해 우리는 2000년대 들어서야 진상 규명 등 ‘최소한도의 목소리’를 국제적으로 낼 수 있었으나, 일본의 세계로비에 밀려 알 만한 사람들만 아는 약소한 차원에 그치고 있다. 한데, 마찬가지로 현재진행형인 중국의 환경피해 확산 문제에 역시 기술적 조사 및 실태 규명과 같은 우리의 ‘해결 의지’를 온전히 전할 수조차 없는 것이다.

이는 최근 한국의 외교 동향에 있어 FTA 등 경제개발 확산 주력과는 매우 대치된 모습이다. 다소 비약해보자면, 이는 한국외교가 오랜 역사뿐 아닌 현대 환경이라는 부문에 대해서마저 과도한 경제적 사유를 유일한 청사진으로 그리고 있는 건 아닌가 미심쩍을 수밖에 없는 형상이다.

물론 이 모든 일련의 상황들이 ‘한국경제 샌드위치론’ 등 우리의 국력이 약한 데 기인한 연쇄현상임에는 틀림없을 테다. 그러나,“한국은 이대로 ‘샌드위치’로서 지위에 그쳐 짓눌려갈 것인가?”,“그 악영향으로 우리가 사는 이 땅, 이 하늘의 오염을 지켜만 볼 것인가?”,“오염으로 인한 시민 건강악화와 시설물 점검 등 여러 국가비용 발생에 대하여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등 현재를 묵과하기에는 이미 너무도 많은 문제의식과 질문들이 퇴적돼온 성싶다.

‘지속가능한 사회’,‘녹색 행정’등 사회변화를 지시하는 다양하면서도 일관된 주제어들은 매일 확산돼가고 있다. 문제인식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해결방법에 대한 모색 또한 꾸준히 있어온 것이다.

이제, 질문 이후의 행동에 몰두해야 하는 때가 아닌지. 식상하지만 필요한 질문을 재차 던져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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