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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산업화 향한 ‘맹목’, 공동체 망친다
최유정 기자  |  webmaster@eco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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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27  09: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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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비를 넘어 ‘산성눈’마저 내리는 시대가 왔다. 지난 20일, 한 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 중국발 미세먼지 및 황사에 강설(强雪)이 겹쳐 시민들의 생활불편뿐 아니라 건강에까지 극심한 피해를 준 것이다.

이번 ‘산성눈’은 일부 지역의 경우 식초에 버금가는 강한 농도를 띠어 피부가 약한 어린이나 피부 질환자, 기관지가 취약한 노인 등에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바였다. pH 농도 평균 기준치 4.4에 비해 무려 15배나 높았던 당일 산성눈은, 계속 맞고 있다간 피부에 간지러움 등을 유발할 수 있고 눈에 들어갈 경우 결막염까지 일으킬 수 있어 그저 한겨울 심심찮게 맞는 눈의 수준이라고만은 볼 수 없는 것이었다.

봄철 한반도에 황사·미세먼지 ‘폭탄’을 던지다시피 해 국내 피해를 주는 중국발 화학오염 물질의 직접 대기유입은, 이제 매해 내리는 눈과도 혼합돼 ‘한겨울 낭만’으로서 눈을 전무한 것으로 만들었다. 중국인들 또한 갑오년 1월의 일출을 보지 못할 정도로 짙어진 초미세먼지에의 문제의식을 당국에 호소, 결국 중국 정부가 천안문 광장에 일출을 실시간 보게끔 하는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마냥 웃지 못할 사회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우리는 자연의 ‘순환’이라는 것을 배운다. 바다의 무수한 수증기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그러한 구름은 비나 눈이 돼 지상으로 스며든다. 땅으로 스며든 수분은 재차 강과 바다로 흐르거나 대기에 실재한다. ― 이하 반복. 간단히 보아 산성눈은 결국 우리의 생활 터전인 지구 자체의 오염된 순환, 그 한 축을 보여주는 예에 다름 아니다.

기실, 산성비나 눈은 모두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진단이 보편적이다. 예컨대 산성비의 근본 원인인 초미세먼지는 역사적으로 제1·2차 시기에 걸쳐 세계 최초 ‘산업혁명’ 과정이 있었던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문제였다. 산업화의 필수 요소인 공장, 자동차, 기차 등 석탄을 주 원료로 해 이뤄졌던 기계화 및 그에 따른 석탄연소가스의 다량 배출은 강한 산성을 비롯 대기 중 여러 유해 물질이 정체하도록 한다. 이것이 눈·비와 같은 기상현상과 맞물려 지상에 내려오면 건축물과 식물 등은 부식시키며 해당 지상민들의 신체에 각종 건강 위험 요소들을 떠안기는 것이다.

중국 역시 ‘후발 산업국가’로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 심각하다 볼 수 있다. 영국을 포함 유럽 선발 산업국들이 아시아·아프리카를 침략해 얻은 자원 등 이점으로 산업혁명을 몇백 년간 진행해온 것과 달리, 중국은 1990년대에 들어서야 본격화한 이른바 ‘개방경제’의 빠른 진행으로 보다 집적·압축된 산업화 과정을 겪고 있다. 본래 약 이삼백 년을 소요하는 문제적 과정을 중국은 단 몇십 년 만에 달성하고자 했으니, 그에 따른 여파로서 오염물질의 무분별한 배출은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흔히 환경에 대한 거시적 관점은 경제적 사고와 반대인양 평가된다. 상기와 같이 익히 부정적 사례가 있어온 게 기정사실임에도, 오직 이익과 효율을 위해 자타(自他) 막론 피해를 미치는 비합리적 행태로서 환경에의 외면 행위란, 이루 말할 수 없이 만연한 현실이다. 작게는 우리의 건강을, 크게는 우리가 사는 세상과 자손 또한 포괄하는 ‘환경공동체 의식’ 부재는 ‘빨리빨리’ 욕망을 충족시킬 경제적 이익 추구에 함몰돼 너무도 당연시되는 현실, 그 자체이다.

이 같은 사회에 우리는 어찌 대처해야 하는가? 우선, 환경이란 범주를 자연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계의 공기, 물, 음식 등 실생활에 직접 닿는 ‘순환’의 실체로 의식하게끔 하는 환경교육의 확장이 필요하다. 최근, 지역사회에서는 초등생에게 금융 증권의 원리까지도 가르치는 등 경제교육에 주력 중이다. 이에 상응하는 환경교육이 필수 병행됨으로써 현 ‘폭주기관차’와도 같은 환경공동체 의식의 부재를 깨닫고 변화시키는 제도적 교육이 요구된다.

나아가 NGO나 지자체, 환경부처 부문 내 주로 논의되는 환경문제 사안을 보다 융·복합적, 내지 통합적 차원에서 국가의 대대적 관리 및 홍보가 필요하다. 국가 경제 차원에서의 지난 G20이나 FTA 건 등에 대하여 우리는 정부의 보다 공개적인 설명 및 다수 보도를 통해 그를 주요 소식으로 각인받아왔다. 이에 대조, 환경에 대하여는 정부의 공적인 논의가 다소 미루어져온 인상이 크다.

매일이 바쁜 일상인 현대인들에게 가장 먼저 고려되는 ‘빅 뉴스’는 거시적 영향력이 큰 국가의 것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를 알고 환경에 대한 구체적 정책대안을 지속 진전시키되, 그에 관한 평가를 국민들로부터 투명히 받도록 꾸준한 설명과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하루하루 공기 속에서 땅을 딛고 사는 한편 물을 마시고, 채소와 고기를 먹는다. 이 모든 것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그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나와 타인은 이를 언제까지고 경제 효용 ‘자원’으로 다룰 수 있을 것인가 등. ― 환경이란, 이처럼 우리네 일상을 유지하는 데 가장 기초적이며 필수불가결한 ‘생활’이자 언제고 돌이켜볼 만한 또는 돌이켜봐야 하는 ‘바탕’이다.

옛 조상들이 산수화를 그리며 ‘여백의 미’를 강조하였듯, 우리 역시 그러한 ‘환경공동체적 성찰’을 통해 생활바탕 속 아름다움을 보다 일구어가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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