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지난달 15일 「환경보건법(안)」을 입법예고 하였다. 환경부는 「환경보건법」제정 취지를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국민의 건강영향과 질환 발생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수용체인 국민의 건강과 생태계의 안전에 중심을 둔 환경보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근거와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환경보건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심의하기 위한 환경보건위원회 설치, 유해물질 위해성평가 실시 및 유해물질의 사용 제한, 환경기준 설정 시 어린이 등 민감 계층에 기반 한 통합적 위해성 평가 실시, 환경성 질환 조사 근거 마련, 피해 보상 및 기금 확보 근거 마련,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한 활동 공간 위해성 평가 및 관리, 어린이 이용용품에 대한 관리 기준 강화, 환경성 질환의 조사 · 예방 · 관리를 위한 중앙환경보건센터 설치 등이다.
이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 즉 중금속 중독, 암 발생, 아토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 급증 등의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며, 지속가능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써 국가가 나서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하는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환경보건법’ 제정으로 생물학적 약자인 어린이 환경권 보호를 위한 연구, 조사, 예산, 기구 설립 등의 근거가 마련됨으로써 민감계층을 위한 정책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첫 환경보건법 제정을 놓고 우려를 나타내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창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법만 제정되었다는 주장이다.
이는 환경오염원은 매우 다양하고, 환경보건은 식품, 의료, 복지, 교육 및 보육, 산업, 교통 및 도시계획 등 여러 타부처 정책과 연결되어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감독하기 위해서는 타 부처 및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를 들면 환경보건법 환경부의 ‘환경보건정책 10개년 종합계획’과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천식·아토피질환 예방관리 종합대책’등이 연구와 조사 데이터를 공유하고 환경성 질환 저감을 위한 대책 속에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환경보건 정책을 추진할 ‘환경보건센터’가 매체중심의 과제를 수행하는 국립환경과학원의 한 부속 기관이 아닌 환경보건의 중요성에 걸맞는 전문적 인력과 자원을 갖춘 독립적 위상을 갖는 기관으로 설치되어야 한다.
환경보건법은 매체 중심의 환경정책에서 ‘수용체’ 중심으로, 사후 대책에서 사전예방으로 진일보한 정책이며, 무엇보다 민감계층을 고려한 기준 마련하는 등 생물학적 약자를 배려한 정책으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법안에 명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같은 민감계층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고려가 포함되어야 한다. 사회·경제적 약자의 경우 환경성 질환 치료 기회가 적어 더욱 더 국가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즉 ‘환경정의’ 이념을 담은 가시적 조항이 법안에 담겨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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