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날씨, 땀 때문에 고생하는 액취증, 다한증
대인관계 막대한 지장으로 정신병 오기도
연일 25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 같은 날씨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심하게 땀냄새가 나다 못해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나는 사람도 있고, 땀이 너무 많이 흘러 음식을 먹을 때나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할 때도 주책없이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이만저만 애를 먹은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바로 액취증, 다한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인데, 과거에는 치료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못한 것에 비해 요즘은 자신의 관리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추세다.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은 "액취증, 다한증이 있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위축된 생활을 하기 쉽고, 정서적으로도 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심할 경우 반드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매케한 땀 냄새의 주인공, 액취증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사람끼리 몸이 밀착되는 경우, 엘리베이터와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코를 찌르는 매케한 냄새의 주인공, 바로 액취증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암내다.
우리 몸에는 2백만∼3백만 개의 땀샘이 발달되어 있는데, 기능에 따라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으로 구별된다. 에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무색 무취지만,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약간 끈적한 점액질 상태이며 지질, 중성지방, 지방산, 콜레스테롤 등이 함유되어 있다. 분비 직후의 신선한 땀에는 악취가 없으나, 피부의 표면에 있는 세균과 반응해 시큼하고 비릿한 특유의 악취를 풍기게 된다. 액취증은 이러한 아포크린샘의 작용 때문에 생기며 크기와 활동은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때문에 호르몬 생성이 왕성한 사춘기에 특히 심해지며, 계절적으로는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더 심하다. 그러나 아포크린샘의 작용이 쇠퇴하는 갱년기가 되면 없어진다.
액취증이 있는 사람은 평상시 냄새의 근원을 원천봉쇄 해야 한다.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은 "냄새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청결'이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잊지 말고 샤워를 하고 틈틈이 물수건 등으로 닦아주도록 한다. 겨드랑이 냄새를 가리기 위해 향수를 뿌리면 땀 냄새와 겨드랑이 냄새가 섞여 더 고약한 냄새를 만든다"고 충고한다.또 자주 땀을 닦아내고 땀냄새를 없애는 탈취제를 사용하거나 약용비누 등을 이용해 몸을 자주 씻거나 발한억제크림, 로션, 파우더 등을 사용해 일정 기간 동안 호전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임시방편일 뿐이고 영구적으로 냄새를 없앨 수는 없다.
과거에는 피부의 일부를 절개하는 방법으로 수술해서 회복도 늦고 흉터도 걱정됐지만 지금은 거의 쓰지 않고 리포셋이라는 가느다란 흡입장비를 사용한 땀샘흡입술로 치료한다. 이 방법은 부분 마취 후 작은(3㎜) 크기의 금속관을 땀이 많이 나는 부위의 피부에 삽입해 땀샘을 진동으로 흡입해내는 치료법이다. 에크린, 아포크린 두 땀샘을 한꺼번에 제거하기 때문에 액취증 뿐만 아니라 다한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시술 후 하루 만에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시간도 빠르고 재발률도 현저히 떨어져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
비만, 신경 예민해도 땀 많이 나 - 다한증
다한증은 말 그대로 너무 많은(多) 땀(汗)이 나는 증상으로 아포크린과 에크린 땀샘 중 에크린 땀샘의 활동증가로 발생한다. 땀 분비가 많은 여름철에 손, 발, 겨드랑이 같은 특정 부위에서 많은 양의 땀이 나와 생활에 지장을 준다.
영업활동 등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의 사람들에게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손 다한증이 있는 경우 컴퓨터 자판에 땀이 흘러 정상적인 업무가 힘들 정도고, 악수를 할 때 땀이 상대방에게 묻어나 대인관계에서도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또 발에 땀이 많이 나면 양말이 항상 젖어 하루에도 여러 번씩 갈아 신어야 하고 곰팡이균이 번식해 무좀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겨드랑이 같은 부위에서 나는 땀은 세균과 결합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경우가 많다.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며 대개 유전적인 성향이 있지만 몸이 비만이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다한증은 땀 분비가 적을 때 치료하면 할수록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겨드랑이 부위의 다한증은 액취증과 마찬가지로 리포셋 땀샘흡입술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겨드랑이를 비롯한 손ㆍ발 다한증의 경우 이온영동치료나 보톡스 시술을 이용한다. 이온영동치료법은 미세한 정격전류와 전극판, 물 등을 이용하여 손, 발, 겨드랑이 등 인체국소에 이온흐름을 발생ㆍ통과시켜 땀을 과도하게 분비시키는 땀샘에 작용함으로써 땀 분비를 현저하게 감소시킨다. 또 표정근육에 주사해 주름을 완화하는 약으로 많이 알려진 보톡스도 땀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보톡스는 신경과 근육의 접합부위에 작용해 신경에서 근육을 수축시키는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차단함으로써 근육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한다. 땀샘을 자극하는 신경전달 물질도 아세틸콜린이기 때문에 손이나 발, 머리 등에서 땀이 많이 날 경우 보톡스를 주사하면 아세틸콜린을 차단, 땀분비가 억제돼 다한증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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