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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그 사람은 어디 있는가
민현배 기자  |  webmaster@eco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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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22  09: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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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한풀 꺾인 8월 중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를 덮은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가을이 얼마 남지 않은 날 푸른 하늘 아래서 의미 있는 행사 하나가 열렸다.

에코 리그. 그 이름이 생소하다. 무얼까? 간단히 말하면, 전 세계의 대학생 환경활동가들이 학교와 지역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실천한 친환경 활동의 사례를 겨루는 리그다. 그러니까 환경보전을 누가누가 잘하나 겨루는 자리란 말이다. 스포츠 리그처럼 경쟁은 하지만 굴종의 패자도 콧대 높은 승자도 없다. 그래도 리그라는 경쟁심이 학생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에코 리그는 국제대학생환경운동연합회 “대자연”이 3년째 열고 있는 국제 대학생 환경포럼의 일환으로 한국에선 처음으로 개최됐다. 행사장에서 만난 김재균 사무국장은 에코 리그를 도입하지 않은 다른 해보다 학생들의 참여가 늘어간 것은 물론 자칫 지루해지기 쉽던 행사가 경쟁체제가 도입되면서 활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빈말이 아니었다. 기자가 몸으로 체험한 이곳의 분위기는 보통의 포럼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아무래도 리그의 신선함 때문이었을까. 발표에 나선 우리나라와 외국 학생들은 열정적이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신선했고, 실천은 똑똑했다. 한 마디로 “스마트”했다.

쉬는 시간, 한 자리에 모인 심사위원들이 수군거렸다. 이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 웬만한 전문가보다 더 낫다, 도대체 어느 대학에 누구에게 상을 줘야 할지 모르겠다…. 환경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조차 학생들의 영특함에 혀를 내둘렀다.

학생들 칭찬으로 시작된 심사위원들의 이야기는 환경을 주제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환경정책부터 교육, 사례, 지원 등 환경 이야기가 난상토론처럼 이어졌다. 그러다 누군가의 입에서 “인적 자원”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오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사람은 환경의 구성원이며 환경 정책과 실천의 주체이자 목적이다. 그래서 환경정책이고 지원이고 간에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모든 것을 현실화시키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침묵했다.

그런 침묵의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번 행사에서 정부의 지원은 아쉬웠다. 지원금이 아쉽다기보다 환경부의 관심이 아쉬웠다. “그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환경부 담당자 한 명이 자리를 지키기는 했다. 원래 오기로 한 담당자를 대신해 발표도 열심히 했고 학생들 지루하지 않게 웃음도 줬다.

하지만 학생들 웃기는 게 환경부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사람”을 갈구하는 환경전문가들의 바람을 듣고 할일을 찾아보고 국민의 세금을 투명하게 지원해주는 사람. 묵묵히 듣고 지원해줄 든든한 “그 사람” 환경단체만이 아니라 환경당국에도 “그 사람”이 필요하다. 발표에 나섰던 환경부 관계자가 질문을 던진 학생에게 이런 말을 했다. “주역은 여러분이다. 우리는 지원만 할뿐” 정말 그러길 바란다.

기자는 이번 포럼에서 “그 사람”을 찾았다.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에코리그에 참여한 국내외 학생들, 행사장 안팎에서 발로 뛰며 행사에 열심인 대자연 학생들, 관심을 갖고 먼길을 달려온 학생들. 푸른 하늘 아래서 초롱초롱 빛나는 그들의 눈빛에서 우리가 찾던 “그 사람”이 바로 이들임을 알았다.

청춘(靑春)들이 환경을 지키자고 모였다. 큰소리로 세상을 향해 외치지만 쉽지 않다. 학생들에겐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고 기성세대에겐 힘과 돈이 있다. 간단하게 생각하자. 둘이 만나면 그 목표는 쉽게 이뤄진다. 순수하게 생각하자. 뭘 바라지 말고 그냥 도와주자. 그래야 환경도 청춘도 푸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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