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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형신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 |
최근 환경분쟁사건이 늘고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늘어가는 환경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1991년 환경분쟁조정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21년간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환경분쟁은 실로 다양해졌다. 본보는 강형신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국내에서 벌어지는 환경분쟁의 현주소와 실태를 들어봤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환경부 소속의 준사법적 기능을 하는 행정기관으로서 국민들이 환경오염으로 입은 정신적·재산적 피해를 간편한 절차와 적은 비용으로 신속·공정하게 구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행정기관의 특징인 직권탐지주의에 의하여 심사관이 직접 신청인이 주장하는 피해에 대한 인과관계를 규명함으로써 신청인들은 추가적인 입증책임 없이 신속하게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조정회의에 참석하여 직접 진술할 수 있는 당사자 심문절차를 운영함으로써 법원 수준의 공정한 사건처리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우리 위원회의 재정결과에 대해 양 당사자가 60일 이내에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경우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발생하고, 재정결과에 따른 강제집행도 가능한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분쟁 당사자들이 분쟁위원회 결정을 잘 받아들이는 편인가요?
1991년 환경분쟁조정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난 21년간 우리 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양 당사자가 승복한 비율은 84.2%입니다. 21년간 2,601건의 신청사건을 재정 등을 통하여 해결했습니다. 참고로 우리 위원회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준사법적 위원회의 승복률은 50% 내외입니다. 국토해양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는 43%입니다.
취임하신지 1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의 소감이 어떠십니까?
올해 7월은 환경법률신문의 창간 7주년입니다만, 7월 19일은 우리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도 창립 2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제14대 위원장인 저는 취임 10개월을 지나오면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분쟁에 대하여 공정한 중재자의 입장에서 간편한 절차와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고 해결하고, 특히 환경피해자인 환경약자와 서민들을 위해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여 왔습니다.
위원회는 그간 환경피해를 받은 주민들이 실질적이고 충분한 보상을 받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합리적인 배상기준을 정하였으며, 신속하고 공정한 조정을 위하여 제도를 수차례 개선해 왔습니다. 특히 금년에는 ‘비상임위원 주심제’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여 고품질의 조정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 높은 조정을 위하여 풀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고품격, 고품질의 조정사례를 도출하는데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시멘트공장 먼지로 인한 건강피해 배상을 요구한 사건에 대하여, 국립환경과학원의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를 참조하여 그 피해를 최초로 인정하였습니다.
올해는 먼지로 인한 건강피해 범주에 연탄공장, 저탄장 등도 포함한 “진폐증 등 건강피해 배상액 산정에 관한 연구” 용역에 을 추진 중입니다.
또한, 올해는 주심제와 One-Stop 현장합의제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새로 접수되는 환경분쟁사건 중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사건에 대해서는 재정위원 중 1명을 주심으로 지정, 분쟁사건 접수부터 처리까지 모든 서류 및 관련 내용을 담당심사관과 공유하고, 필요시 현지조사에도 참여합니다. 사건처리 방향에 대해 담당심사관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사건심리 시 주도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역할 부여합니다. 서민들의 시간·비용 절감을 위해 조정위원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 분쟁사건을 해결함으로써 객관성과 신속성을 확보합니다.
위원회는 환경분쟁에 대한 조정(調整)과 해결이라는 본래의 목적뿐만 아니라, 환경분쟁의 예방적 조치를 이끌어내 사회갈등 해소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재정립하고 기능적으로도 더 고도의 전문적이고 복합적인 분쟁해결 능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입니다.
위원회는 20년 넘게 환경분쟁을 조정해 왔습니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환경분쟁은 무엇입니까?
먼저, “대구 페놀오염 사고 관련 건강상 피해 등 인정”을 들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페놀에 오염된 수돗물을 음용하여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주장했습니다. 36명에 대하여 구토, 설사 등과 관련된 일시적 치료비와 근로수입 손실을 인정하여 총 530만 원을 배상토록 조정했습니다. 또한 피신청인의 부도덕성 및 재발 방지를 요구한 신청인 4명에게 정중한 사과문 발송토록 조정 결정했습니다. 조정대상 총 69건 중 57건은 양 당사자가 승복했습니다.
다음은 “진해시 신항만 준설토 투기장 악취로 인한 정신적 피해 인정”을 들겠습니다. 준설토 투기장에서 발생한 해충(깔따구, 물가파리 등)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하여 총 3198명에게 피해배상 신청액의 30%인 25억원을 배상토록 하였고 양 당사자가 재정 결과에 승복하여 합의로 종결했습니다.
“도로 교통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인정”도 있습니다. 공사장 소음과는 달리 도로 교통소음은 그 도로가 없어지기까지는 주변의 주민들이 영구히 피해를 받는 특성이 있습니다. 분당 수서간 고속도로 소음으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600명에게 7700만 원의 피해를 배상하고 적정한 소음저감대책을 시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우리 위원회는 2002년부터 도로 교통소음피해 신청사건에 대하여 도로 관리주체 등에 대하여 정신적 피해 배상책임과 방음벽 등 설치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법원에서는 2008년에 가서야 비로소 우리 위원회의 재정 결과와 같이 도로 관리주체의 정신적 피해 배상책임과 방음벽 설치 책임 등 인정했습니다.
“구조물의 일조방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 인정”은 이렇습니다. 2007년부터 관련 법규, 법원 판례 및 외국 사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농작물 피해 인정되어 중부내륙고속도로 교량의 일조방해로 인한 참외 피해에 대해 배상하였습니다. 2009년부터 법원도 향후 피해를 포함한 강제조정 등을 통하여 우리 위원회의 재정 결과를 수용했지요. 현재는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도로 관리주체가 설계 단계에서 일조방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멘트공장 먼지로 인한 건강상 피해 최초 인정”이 있습니다. 시멘트공장에서 발생한 먼지로 인한 건강상 피해 등에 대하여 시멘트회사로 하여금 해당지역에 10년 이상 거주한 주민 중 진폐증과 COPD(만성폐쇄성 폐질환)로 판정 받은 주민 16명에게 피해배상 신청액의 약 10%인 125백만 원을 배상토록 하였습니다. 이 건은 현재 법원에 소송제기 중입니다.
그동안 환경분쟁의 쟁점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위원회 초기에는 소음·진동·먼지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많았고 현재도 소음·진동 관련 사건이 가장 많습니다. 그러나 21년간 다양한 환경분쟁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면 1991년 페놀 유입으로 오염된 수돗물로 인한 건강 피해 분쟁사건, 1993년석유화학공단 폐수로 인한 어장 피해 사건, 2001년 경인고속도로 교통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사건, 2002년 화력발전소 먼지로 인한 표고버섯 피해 사건, 2003년 교량 그림자로 인한 벼 피해 사건, 2004년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건강피해 사건, 2006년 준설토 매립지의 해충(깔따구 등)으로 인한 피해 사건, 2011년 시멘트공장 먼지로 인한 건강상피해 사건 등 다양한 사건이 연달아 있었습니다.
이처럼 피해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하여 새로운 피해 유형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왔습니다. 자연생태계 파괴, 일조방해, 통풍방해, 조망저해, 도로 교통소음 등 관련한 법률을 개정해왔고 특히, 2012년 「환경분쟁 조정법」개정에서는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도 환경피해에 포함시켜 2014년부터 환경피해로 다룰 수 있게 됐습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해를 조정·재정하는 준사법적 기관이라 애로사항이 많을 듯합니다. 어떤 어려운 점이 있습니까?
환경피해는 인과관계의 입증이 어려워 환경오염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대신해 우리 위원회 심사관들이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사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사무국 인원이 사무국 초기의 인원과 비슷합니다.
또한, 피해원인이 다양화되고 있어 과거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전문가 조사가 요구되는 사건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예산상의 한계 등으로 전문가 활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민 여러분을 위해 조정기간을 단축하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환경분쟁조정위원장으로서 국민과 기업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오늘날 환경문제로 인한 국민건강과 재산상의 피해는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의 충돌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시대변화에 맞추어 앞으로도 분쟁조정대상을 확대하고, 전문연구를 거쳐 환경피해유형별 배상기준을 보완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의 경우, 현재의 가해자가 미래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므로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어려움을 서로 이해해주려는 태도가 사회적 통합이라는 면에서는 가장 바람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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