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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자연과 미래를 생각하는 장례문화의 전환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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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2.15  0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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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다. 우리 사회에 통념으로는 그렇다. 서구 사회에서의 죽음에 대한 시각과는 차이가 있다. 유교 사회의 전통이 지배한 결과라고 보는 시각의 영향이다. 죽음 후에도 각종 제사와 차례로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 모시는 게 우리네 미덕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장사(葬事)문화의 변화가 일고 있다.

여전히 고령층이 매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국의 화장률이 50%를 넘고, 30대 이하의 젊은층 89%가 화장을 선호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묘지면적으로 해마다 여의도 면적 크기의 산림이 사리지고, 10년 이내에 집단묘지 공급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측함에 따라 생성됐다. 전반적으로는 작은 국토에 묘지 면적 확대와 국토 이용의 효율성에 위기감이 왔다는 것이다. 이제 정부의 홍보는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늘어가는 화장 문화가 화장장 설립 등 지역갈등과 이해갈등으로 문제를 안고 있지만, 국민정서로 화장에 대한 공감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해결이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는다. 매장문화가 화장문화로 바뀌는 과정에서 이제 조금 더 자연과 가까운 장묘문화로의 진화가 이뤄졌다. 환경 친화적이라는 장점으로 자연장, 수목장이라고 통칭되는 장묘문화는 화장문화로 인한 납골당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납골묘지 증가를 막을 수 있어 장묘정책의 대안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는 장사문화가 화장으로 바뀐 지 시간이 오래됐고, 자연장으로 전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자연장이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이나, 화초, 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葬事)하는 것을 말하고, 자연장을 장사할 수 있는 구역을 장연장지라 부른다. 자연장지도 선진국과 같이 자연과 시민에 가까운 공원화 시키려는 것이 정부의 목표이다. 이미 스위스나 스웨덴 등지에서는 70%가 넘는 화장율과 자연장지로서의 수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회상의 숲’, 공원묘지의 형태로 이미 널리 보급되어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 자연장, 수목장을 도입하여 자연그대로 또는 도심공원묘지형, 사찰을 비롯한 종교시설에서 행하고 있다. 일본은 이제 90%가 넘는 화장률과 5000여개의 화장장을 가질 정도로 화장문화가 일반화되어 있다. 이것이 우리와 가장 대조적인 부분이다. 화장이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지만 우리 국토의 현실에 따른 선택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불가피한 선택에 따라 서울시도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서울시립 자연장지 운영 등을 위한 서울시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다. 법률의 보완이 빨리 이뤄진다면 장사문화가 자연친화적이고 구토의 합리적 운영에 걸맞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장례를 어떤 식으로 치르느냐는 남아 있는 이들의 몫이고, 때론 고인의 몫이다. 결국 개인 선택의 문제다.

우려가 되는 부분은 우리의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죽음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함께 할 수 있냐는 거다. 서구 사회와 죽은 이에 대한 추모의 방식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화장장의 설립도 묘지의 공원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우리의 현 주소이다. 각각의 생각이 다르지만 보편적 기준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움과 회피의 대상으로 보고 있기에, 죽음을 삶의 일부이자. 평안과 안락으로 보는 시각과는 큰 차이가 있다.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들이 변수가 되지만 이러한 죽을 보는 보편적 철학의 변화도 필요해 보인다. 그것이 수반되어야 도심형 수목장도 자연장지의 공원화도 그 실효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이 국토의 효율성과 장례비용의 절감, 자연환경의 이점 들을 고려할 때 최선의 선택이다. 예부터 우리의 몸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 그 표현에 가장 적합한 장례의 방법이 아마 자연장일 것이다. 이제 한 개인의 장사방법이 개인의 선택 문제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조화, 거기서 더 나아가 공동체와의 합리성을 고려하는 장례가 이뤄져야 한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 할 때 가장 인간적이며 자연스럽다. 고인도 후세도 그런 행복을 누릴 권리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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