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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사이비기자를 보며 생각나는 언론 현실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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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1.17  0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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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에 대해서 말이 많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 안양에서는 공무원노조가 시청 브리핑룸 앞에 대자보를 붙였다. 일부의 기자들이 공무원과 사업자를 상대로 약점을 잡은 기사와 금품 및 광고비를 맞바꾼 사건에 대한 대응이다. 검찰에서는 이참에 사이비 기자들을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선 기자들의 비리는 오래된 일이다.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기자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다. 끝없는 펜의 투쟁으로 이룬 언론 민주화의 결과치고 기자들의 위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주요 유력 언론사를 제외하곤 박봉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돈을 탐내는 이유가 될 수도 없고, 진실과 바꾸는 금품 요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아직도 우리는 현장에서 고생하는 많은 기자들의 성실함과 진실성을 믿는다. 부분이 전체를 오해하게 해서는 안 된다. 본질적으로 기자는 사회 지식인으로서의 역할과 공익을 위한 권력의 비판적 감시자 역할까지 언뜻 명예로운 직업임에 틀림없다. 다수의 척박한 현실이 그들을 유혹해도 사회에서 기자의 본분은 변하지 않는다.

각종 기자의 개인의 비리는 주요 언론사의 의도적인 여론몰이와 기자들의 권력·자본의 유착과 그 질이 다르지 않다. 교묘히 가려질 뿐 그 내면은 다 같이 사이비다. 권력을 지향하는 길의 중간지대이자 자본으로 가까이 가기위한 환승역으로 언론계가 변질된 게 선거철만 되면 보이는 사실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언론고시를 뚫고 힘겨운 과정 끝에 얻은 결과는 명예와 금전 모두를 보상한다. 물론 우리가 들으면 아는 일부 중앙 언론사 입성 후의 얘기다. 대체로 그 외의 언론 지망생들은 어디로 갈까. 다음 단계를 찾기 시작한다. 그 말은 레벨의 다음 단계를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신문사를 선택하지도 않고, 특수 분야에 따라 선택하지도 않는다. 서구사회와 같이 지방지를 애정을 갖고 읽는 주민이 극히 미비하기에, 지방지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겨를도 없이 떠밀려 기자라는 직분을 위해 언론사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게 현실이다.

거기에 현 정권은 교묘하고 제도적인 방식으로 대형 언론사를 길들이고 있고, 그 수순은 막힘이 없다. 정의로운 언론의 길을 가려는 기자들이 아직까지 투쟁하고 있지만 자본과 권력 앞에 결과를 알 수 없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기자와 언론사의 현 주소이다. 언론사는 이익만을 쫓아 언론의 모습을 잃고 기업의 형태만을 취하니 어느 소속에 있든 기자로서 자부심을 갖기 어렵다. 어느 지방에서는 기자의 다른 이름이 파렴치한 내지, 직함을 팔아 돈을 챙기는 3류 건달만도 못하다는 평이다. 변화가 필요하다. 사회 곳곳에서 정의와 진실,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가치를 알리는 기자들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가치관과 언론사의 자기개혁이 요구되어진다.

기자는 단순히 지시대로 글을 쓰는 직장인이 아니다.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 사회의 소수를 대변하고 진실을 전달해야한다. 인터넷 시대에도 교과서적인 기자정신은 변함이 없다. 현실과의 충돌과 개인의 안위를 져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물론 개인의 풍요로운 안위가 우리 사회의 기자들에게 모두 적용되지 않기에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다. 희생, 여기가 비리가 생기는 지점이기도 하다. 돈과 자신의 글, 그리고 그것이 밝힐 진실과 교환하는 현장을 묵과하지 않고 바로잡아야 하는 지금 갈 길은 멀다.

눈에 보이는 권력에 저항해 지금의 자유를 획득했다면,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과 끊임없는 자기투쟁을 경험해야 한다. 힘들겠지만 이 길이 잃어버린 명예와 권위적인 기자라는 자리의 작태에서 거듭날 수 있는 길이다. 누구도 기자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고, 힘도 주지 않았다. 역사의 올곧은 기자들이 있었기에 얻은 힘이고, 스스로 얻어야 할 명예이다. 이것을 돈과 팔았을 때 기자는 더 이상 기자가 아니고, 글을 조작하는 협잡꾼이 된다.

올곧은 의식이 존재를 규정해 기사를 쓸 때, 사회 작은 곳에서 큰 목소리가 들리게끔 뛰는 기자들의 현실이 나아지는 길도 이것 밖에는 없다. 正道가 대접받지 못하면 이 사회도 사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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