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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에너지 기본계획에서도 갈리는 성향의 차이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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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9.29  0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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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정책 심포지움이 열리던 국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원자력의 역할이라는 주제에서 패널로 나온 이들 중 한겨레와 신동아 두 기자의 에너지 정책의 이견이 눈길을 끌었다. 시간관계 상 날카로운 설전이 오가지는 않았지만 각자의 발표 내용은 몸담은 매체의 성격을 확연히 보여준 걸 보면, 우리 사회의 당면한 문제에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보적 성향을 보이는 한겨레의 환경전문기자는 국가 미래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원자력발전의 위험성과 핵문제, 대체에너지로서 신재생에너지의 투자(원자력에너지 투자에 비해 열악한)와 연구개발에 초점을 맞춰 현재의 원자력 발전 일변도의 홍보와 정책에 우려와 비판을 가했다. 반면 신동아 편집위원을 맡고 있던 기자는 원자력발전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원자력의 안전성을 확신하고, 핵잠수함을 예로 들며 핵 문제를 통해 얻어질 국가 경쟁력과 안보에서의 경쟁력, 오랜 시간의 운영 노하우를 들어 미래 에너지로써가 아닌 현재 에너지로써 원자력 발전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 패널로 참석한 학계 전문가들도 원자력 관련 분야에서만 나와 심포지움이 다양한 의견 교환이라기보다는 원자력발전의 여론 지원을 촉구하는 자리 같은 인상을 줬다.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연일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원자력은 가장 촉망받는 대체에너지원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물론 신재생에너지의 다양한 개발과 연구를 위한 밑바탕도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한다. 만인을 만족하는 에너지정책이 존재할리 없다. 두 언론인이 보여준 매체 성향에 따른 시각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사회현안에 대한 진보와 보수의 간격을 줄이고 합의를 이루는데 들어가는 소요시간과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것이다. 환경과 에너지 같은 담론을 진보가 먼저 선점을 한 것은 정치·사회학적 사실이다.

오랜 시간 환경의 중요성과 가치를 주장하며 경각심을 일깨우려 행동으로 옮겨왔다. 이제는 환경이라는 프레임이 진보만의 가치일 수는 없는 현실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인식이 세계를 뒤덮고 있고, 현 보수정권이 우리에게 환경을 생각하며 이루자는 녹색성장도 놓칠 수 없어 보인다. 그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라는 대통령의 말은 결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실제 다른 노동, 정치, 경제 등을 포함한 사회적 문제들 중에 환경담론은 합일점을 찾기가 또는 조정하기가 다른 이슈들에 비해 용이해 보이기까지 했다.

환경과 자연, 지구, 인류를 생각하는 성장을 하자는 대전제에는 이념을 벗어나 모두가 동의하기 때문이다. 원칙과 방법 모두에 다른 시각차를 가진 현안들에 비하면 그렇다.

환경을 향한 전제에는 동의하지만, 방법론에서 생각에 따라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대안의 제시에도 속도와 방향의 다름이 있다. 세상사 모든 일이 그렇듯 의도의 진정성과 내용의 신뢰성으로 서로의 생각에 다가가야 하는 원론적인 답만이 나온다. 원칙적인 답이 거부감과 현실성이 없어 보여 외면 받는 세상이지만, 세상의 잔인함과 복잡함이 올바름을 부정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원칙은 원칙대로 존중돼야 한다. 이 전제 또한 사회적 갈등의 대전제가 돼야한다. 전제의 동의를 바탕으로 방법의 실리를 찾아야 한다.

2012년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이 되는 우리에게 세계적 기준은 현재 턱없이 높다. 기초 인프라도 취약하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원자력이든 신재생에너지든 대체에너지 문제는 하나의 해법으로 지구적 위기를 이겨낼 수도, 경쟁력을 가질 수도 없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가치가 되어버린 환경을 생각하는 정책에 해답의 다양성을 함께 추구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념투쟁하기에 시간이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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