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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우리의 야생동물(포유동물) 이야기 V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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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세계적으로 1960년까지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해로운 동물로 인식되어 무분별하게 포획됨으로써 멸종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시대에 해수구제라는 명목으로 1,396마리를 포획했고 그 후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군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1969년 경북 영주에서 새끼 9마리가 생포된 이후 관찰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미 멸종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늑대는 우리에게 약탈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 많은 동화나 만화영화에서 늑대는 동물이나 사람을 괴롭히는 못된 동물로 묘사되어 왔고 일상생활에서는 가축에 많은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늑대에 대한 인식과 달리 자연 속에서의 늑대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이 아니다. 늑대를 악의 상징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서양의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한때 서양에서는 늑대의 생활공간인 숲을 대대적으로 개간하는 바람에 늑대가 방목지로 밀려나면서 생존을 위해 양이나 염소를 잡아먹었는데, 이것으로 늑대를 사악한 존재로 여긴 것이다. <양치는 소년>이나 <늑대인간>은 그런 이유에서 생겨난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원인을 생각한다면 늑대는 악의 상징도 사악한 동물도 아니다.
또한 늑대는 인간에 의한 생태계 간섭이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좋은 교훈을 남겼다. 일례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늑대가 사슴 같은 수렵동물의 서식밀도를 떨어뜨리고 양 같은 가축에 피해를 준다고 하여 대대적으로 구제한 결과 사슴류의 밀도가 지나치게 증가하여 오히려 또 다른 생태계의 파괴를 가져왔다. 즉 생태계에서 한 종이 없어질 경우 생태계 전반에 그 영향이 발생함을 발견하였고, 그제야 생태계에서 늑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수백억 달러의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여 늑대의 복원을 추진하는 등 야생동물 관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늑대는 깊은 산에는 살지 않고 나무가 드문드문 있는 지대 또는 개활지대에서 산다. 100㎞에서 1,000㎞까지 방대한 영역을 활동무대로 대부분이 무리를 지어 살고, 젊은 개체들은 보편적으로 단독생활을 한다. 세력권이나 무리의 크기는 자연 상태의 먹이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먹이가 많으면 보통 20마리 정도이며, 적으면 7마리 정도가 한 무리를 이룬다.
실제로 늑대의 삶을 들여다보면 놀랄 정도로 우호적이고 사교적이며 사회성이 강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늑대는 일부일처제를 고수한다. 그런데 번식은 암컷 리더와 수컷 리더만이 할 수 있다. 이것은 노루나 사슴, 멧토끼, 새 등 야생의 동물을 잡아먹고 사는 늑대들이 무리를 지어 살아가므로 번식을 많이 해서 새끼가 많아지면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늑대들 스스로가 이런 문제를 알기 때문에 이 법은 엄격하게 지켜진다. 만약 리더 몰래 교미를 하다 들키면 가차 없이 물어뜯어 쫓아내 버린다.
여우
여인으로 둔갑한 여우가 길 가는 나그네를 해치고, 천년 묵은 구미호가 사람이 되기 위해 사람들을 잡아먹는 이야기들 속에서 여우는 무섭고 교활하며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나쁜 동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전설일 뿐이다. 날씬한 몸매와 뾰족한 콧날을 지닌 여우의 외모가 일단 교활한 인상을 주고, 인가 주변의 야산에 살면서 죽은 동물을 먹으며 가끔 무덤을 파헤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이 구전되어 온 것이다. 특히 이야기 속에서 컴컴하고 음산한 분위기에 여우가 잘 등장하는 것은 밤에만 활동하는 여우의 습성 때문일 것이다.
여우를 살펴보면 재주 있고 약삭빠르며 지혜로운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사람들 입장에서 보아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킨 것 같다. 서양에서는 오히려 여우의 꾀 많고 지혜로운 면을 이야기로 삼은 것이 많다. 여우는 과연 우리의 삶에 어떠한 가치를 주는 동물일까?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농가에 침입하여 가축을 잡아먹어 경제적 피해를 주고 광견병을 전파하는 매개동물이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들쥐를 잡아먹고 동물의 시체를 처리하여 깨끗한 생태계를 유지시키고 질 좋은 모피를 제공하는 동물이다. 이 같은 가치 평가는 세계적으로 여우가 분포하는 북미, 아시아,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같은 경향이며, 이들 국가에서는 매년 많은 여우를 포획할 정도를 풍부한 밀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방 전까지 전국적으로 상당히 많은 여우가 분포하였고, 이후 비록 감소추세에 있었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야산에서 여우가 번식할 정도로 국지적으로 어느 정도의 개체군은 유지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후 보호대책 없이 서식지가 파괴되고 남획됨으로써 여우는 급격히 사라져 갔다. 특히 당시에 양곡보호를 위해 전국적으로 살포한 쥐약 때문에 이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여우가 먹게 됨으로써 더 많은 여우가 죽어나갔다. 1978년 지리산에서 1마리가 포획된 후 관찰 개체가 없다가 2004년 3월에 강원도 양구에서 1마리가 발견되어 생존의 희망을 보여주었으나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여우는 육식을 주로 하는 잡식성 동물로 계절과 서식환경에 따라 먹이가 변한다. 겨울부터 봄까지는 들쥐나 멧토끼 등 고기를 주로 먹으며, 여름에는 갑충류를, 그리고 가을에는 과실류를 주로 먹는다. 1~2월의 추운 계절에 번식을 하는데, 여우 사회에서는 철저하게 일부일처제를 고수한다. 한 마리 암컷 곁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쫓아다니고 이 가운데 한 마리를 암컷이 선택하여 교미한다. 이때 경쟁자들인 수컷끼리는 비참한 결과가 생길 때까지 투쟁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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