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쉴 틈이 없다.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의 유지에 기여하기까지 바다는 잠시도 쉬지 않는다. 반해 인간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피해보상과 오염 피해가 가시기도 전, 지난 2일 또 다시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부주의로 인한 유조선 충돌이 발생해 기름유출 피해가 인근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경과 지자체는 다급히 대규모 방제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피해규모를 파악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어민들과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몇 개월 만에 반복되는 해양사고는 피곤함을 넘어 생의 의지를 꺾는 일이다. 이와 같은 실수의 반복을 설명할 길이 무엇인가.
선장의 부주의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과거를 잊으며 반성하지 않는가를 보여준다. 온 국민이 피해 복구를 위해 자발적 참여를 하였으며, 온 국민이 성금을 내었고, 온 국민이 빠른 바다의 회복을 바랬다. 신안의 기름유출 사고는 이 같은 노력을 모두 수포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탈하다.
사건의 진상은 철저히 파악돼야 하겠지만, 이런 사건이야말로 결과에 따른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해양 기름유출 사고는 쉽게 복구되지 않은 채 어민생계와 지역경제는 물론 침전물, 해양 생태계의 오염, 대기환경 피해 등 많은 부차적인 피해를 함께 가져오기에 심각한 문제다. 그렇기에 방제 시간도 길고, 상처의 기간도 길고, 피해보상 기간도 길수밖에 없다.
한 번의 부주의로 발생한 결과치고는 사람과 자연의 고통이 너무 크다. 이미 벌어진 일, 주의와 경각심을 당부하며 확산되는 기름 방제대책에 예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이 보이기를 기대한다. 현재 지자체가 보이는 대응속도가 필요조건이겠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이번 사고의 사회적 인지도도 태안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인명의 피해가 없다고 환경사고를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환경사고는 언제나 중요 문제이다. 목표는 사고의 사전예방과 피해의 최소화다. 경우의 수에 따른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절차가 습관화 되어야 한다.
사고 당사자의 환경에 대한 책임감이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바닷물과 생태계에 미치는 생명 피해를 주는 것에 과도한 죄책감까지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진정어린 미안함이라도 느끼기 바란다.
아픈 과거로부터 우리가 배워 대비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그 과거는 매번 같은 상처를 우리에게 남길 것이며 더 큰 아픔으로 돌아올 것이다. 바다와 사회 전체를 두루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는 발전, 경계 없는 질주, 이런 의식이 문제다. 잃어버린 십년을 외치며 많은 것을 약속했지만 과거에서 배우고 반성하지 못 했기에 버젓이 30년 후퇴를 자행하고 있다.
공자도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그 중에 선한 자를 가려서 따르고, 그 선하지 못한 자를 가려서 자신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능히 나와 다른 의견의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사람이나 과거나 마찬가지다. 과거의 실패도 나를 보는 거울이 될 수 있다. 허나 지금 사회는 나만 옳다는 분위기다.
대한민국에서 환경의식을 갖기가 쉽지 않은 사회 분위기와 구조인 것은 알지만 사고의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은 사람으로서의 올바른 도리이자 상식이다. 사고 당사자와 지자체 및 해경, 유관기관의 책임 있는 자세를 다시 한 번 믿을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이다지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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