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걷다 보면 나무 밑이나 나무 사이에 여러 종류의 버섯들을 보게 된다.
먹을 수 있는 식용버섯과 그렇지 못한 독버섯에 대한 상식을 알고 있으면 불미스러운 사고로부터 자신을 보호할수 있는
좋은 지식의 장이 될 것이다.
광대버섯은 변신의 명수이다.
광대버섯이 세 개의 얼굴을 가진 버섯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만큼 광대버섯은 여러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들의 변신모습을 들여다보자.
첫 번째의 변신은 독버섯으로서의 광대버섯이다.
로마 시대의 플리니우스(Plinius)도 이 버섯의 독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며, 중세 때에는 이 버섯을 우유와 혼합하여 파리를 죽였다는 기록도 있다. 보통 광대버섯을 맹독성버섯으로 소문났지만 그렇게 위험한 독버섯은 아니다. 프랑스의 어떤 지방에서는 특별한 요리법으로 이 버섯을 요리해 먹는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버섯의 흥분을 일으키는 성분을 이용하는 민족도 있다는 점이다. 시베리아의 원주민들은 복숭아 같은 과일의 즙에 이 버섯을 타서 마시면 추위를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오래 전부터 먹어 왔다고 한다. 독성분인 무스카린으로 인하여 신경이 약간 무뎌지기 때문에 추위를 보통 때보다는 덜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의 변신은 행복의 상징으로서의 광대버섯이다.
서양에서는 빨간색이 행복의 색이고 검은색은 죽음의 색, 녹색은 돈을 의미한다고 한다. 간혹 외국 사람들이 빨간 모자를 쓴 것을 볼 수 있는데(모자를 버섯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빵 가게나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빨간색을 입고 빨간색 모자를 쓴 것을 보면 이것은 빨간 색의 행복의 상징이기 때문인 것 같다. 싼타클러스 할아버지가 빨간 모자를 쓰고 썰매를 타고 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이 요정으로 버섯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새해나 생일, 크리스마스 나무 등에 빨간색으로 장식한 것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러시아에서는 부활절에 나무로 만든 버섯의 가운데에 초콜릿을 넣어 선물하거나 또는 축하연의 테이블에 장식하기도 한다. 이런 것에 이용되는 버섯이 바로 광대버섯이다. 또 요즈음 햄버거 가게 앞에 세워놓은 햄버거 선전 할아버지의 복장도 빨간색으로 한 것은 햄버거를 먹으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로 빨간색을 입혀 놓은 것이다.
세 번째의 변신은 신의 상징으로서의 광대버섯이다.
기원전 2000년부터 1500년에 걸쳐서 중아시아의 유목민인 아리아족이 있었는데 그들은 말을 타고 수렵을 하였다. 그 후 현재의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의 갠지스강 하류에 정착하여 농경생활을 하였다. 그리고 기원전 500년경부터 그들에게는 파라몬교가 생겨났는데, 이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둥글고 빨갛고 빛나는 어떤 즙을 신에게 바치면서 신을 찬미하였다고 한다. 여기에 사용된 것이 바로 광대버섯이었을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이것을 먹으면 흥분과 환각을 일으키는데 그들은 이 증상을 신의 계시로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벽화의 그림을 보면 빨간 색을 많이 사용하여 울긋불긋한 것도, 무당들이 굿을 할 때 입는 옷도 거의 빨간색이고 장식품도 빨간색이 많은 것은 신과 동일시하려는 인간의 바램에서 일 것이다. 그래서 빨간색의 버섯인 광대버섯을 신과 인간을 연결 시켜주는 대리자로서 생각하였는지도 모른다.
독버섯으로 오해받는 황제 버섯(달걀버섯)
고대 로마의 클라우디스 왕은 어느 날 주황색버섯으로 요리한 음식을 먹은 후 12시간도 못되어 죽었다. 이 주황색 버섯이 달걀버섯인줄 왕은 먹은 것으로 추측된다. 독버섯의 많은 종류가 색깔이 달걀버섯과 비슷하여 분간하기가 전문가가 아니면 어렵다. 많은 역사가들은 아내인 아그리피나 왕비가 왕에게 독버섯을 먹여 계획적으로 죽였을 거라고 추측한다. 아그리피나 왕비는 전남편에게서 얻은 아들이 있었는데 이 아들을 왕위에 오르게 하기 위하여 왕을 살해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왕위를 이어 받은 왕비의 아들이 바로 포악하기로 이름난 네로 황제였으니, 로마의 운명은 독버섯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역사가 달라진 셈이다.
달걀버섯은 서양에서는 처음에 황제의 뜻을 가진 라틴어의 caesarea라는 것을 종명에 사용하여 Amanita caesarea라고 명명하였다. 이것은 서양에서는 황제버섯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서양에서는 버섯 가운데선 최고로 치는 버섯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달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달걀버섯이라고 부른다. 북한에서는 닭의 알을 닮았다고 하여 닭알 버섯이라고 부른다. 버섯이 나오기 전의 모양이 계란모양이어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 같다. 현재는 달걀버섯의 학명이 Amanita hemibapha subsp. hemibapha로 바뀌었다.
이 버섯은 균모의 모양이 화려한 주황색이고 표면에 인편이 있고 자루의 인편 띠는 뱀 껍질 모양으로 되어 독버섯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이 버섯은 맛이 너무 좋아서 서양에서는 황제버섯이란 칭호를 붙인 것이다. 이 버섯을 구우면 냄새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의 구수한 냄새가 난다. 필자의 경험에서 보면 소고기 맛보다 훨씬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로 황제는 이 버섯을 따오는 사람에게 이 버섯의 무게를 달아서 버섯 무게만큼의 황금을 상으로 주었다고 한다. 얼마나 맛이 좋길래 네로 황제도 황금을 주었을까를 생각하면 이 버섯의 맛을 상상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 버섯은 균근성 버섯이어서 인공재배가 안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광대버섯의 비밀
광대버섯(Amanita) 속에 의한 중독 증상은 매우 복잡하다. 왜냐하면 독성분이 아닌 다른 기능을 하는 많은 성분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버섯을 먹고 어떤 사람은 가끔 극심한 흥분 상태의 환각성을 나타내므로 바이킹족들이 싸우러 가기 전에 병사들에게 전투력을 높이기 위하여 이 버섯을 먹였다고 전해진다. 독성분은 광대버섯(A. muscaria)의 빨간 껍질에 집중 되어있다. 가끔 담배처럼 껍질과 붉은 껍질을 벗겨서 피우고 마취상태로 된 적이 미국의 젊은이들 가운데서 유행한 적이 있다. 이 광대버섯류들은 중금속을 분해하는 물질도 있다. 이 버섯이 가지고 있는 물질 중에 무시몰(mushimol)은 척추신경계의 전달을 촉진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고, 이보테닉(ibotenic)은 글루타믹 산(glutamic acid)의 수용체로 작용하며 신경의 흥분을 전달한다. 파리를 죽이는 살충제 물질인 트리코로믹(tricholomic)을 함유하여 파리를 잡는 데 이용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성분이 사람에게는 맛이 좋은 것이 되게 한다. 이런 성분이 사람과 파리에 대하여 서로 반대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사람들은 곤충이 먹는 버섯은 사람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맞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시켜주는 대목이다. 곤충의 어떤 종과 민달팽이는 독버섯을 먹고 생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가 있다. 독성분은 모든 생물에 동일하게 작용한다. 같은 독성분이 인간에는 해를 주는 것은 곤충이나 민달팽이에게도 해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곤충이나 민달팽이는 신체구조가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소화 흡수기관도 차이가 있다. 이것은 이생물들이 독성분을 흡수하면 독성분을 분해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독성분이 흡수되기 전에 이것을 바로 배설하는 기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령 담배 잎에서 생활하는 진딧물들은 담배의 니코틴으로부터 아무런 해를 받지 않고 담배 잎이나 줄기에서 즐겁게 생활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독버섯인 광대버섯도 인간과 더불어 살 권리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 필자로서는 다행으로 생각한다.
우석대학교 대체 요법 학과 조덕현 교수
< 자 료 : 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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