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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물”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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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3.11  0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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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은 물의 맛과 빛깔, 맑기와 무게 등으로 구분하여 밥 짓는 데, 차 끓이는 데, 약 달 이는 데, 난(蘭) 키우는 데 등 용도에 따라 골라 쓸 줄을 알았다.
율곡 선생은 물맛을 보고 무거운 물과 가벼운 물을 가렸으며 가벼운 물은 덕심(德心)을 해친 다 하여 무거운 물만을 골라 마셨다고 한다.
또 물에는 둥근 것과 모난 것이 있다면서 둥근 물은 술 빚는 데 쓰고 모난 물은 약 달이는 데 썼다고 한다. 물의 분자구조가 육각형으로 모가 났을 때 항암효과가 크다고 하는 것이 현대 과학의 이론인데 분자이론도 없던 그 시절에 이미 모난 물을 감식할 수 있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우리 조상들은 물에 관한 지식이 풍부했을 뿐 아니라, 냇물에 함부로 오줌을 눈다거나, 기저귀를 빤다든지 하는 행위를 금지할 정도로 물을 아꼈으며, 소중이 다루어 오염을 막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지난 3일 오후 대구 달성군에서 기준치인 0.005ppm의 페놀이 검출돼 취수를 일시 중단하고 비상 급수체제에 들어갔다. 이 페놀은 경북 김천시 코오롱유화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26km이나 떨어진 낙동강까지 유입이 되었다. 낙동강까지 유입되려면 24시간이나 걸린다고 하니, 당국의 뒤늦은 대처가 큰 피해를 입게 만든 것이다.
페놀 방제작업이 늦었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 없는 공무원들에게 적절한 대처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번 페놀 유출이 처음은 아니다. 1991년 3월 14일 경상북도 구미시 구포동에 있는 두산전자의 페놀원액 저장 탱크에서 페놀수지 생산라인으로 통하는 파이프가 파열되어 발생했다.
30톤의 페놀원액이 옥계천을 거쳐 대구 상수원인 다사취수장으로 흘러듦으로써 수돗물을 오염시켰다. 페놀원액은 14일 밤 10시경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약 8시간 동안이나 새어 나왔으나 발견하지 못했고,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대구 시민들의 신고를 받은 취수장 측에서는 원인을 규명하지도 않은 채 페놀 소독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염소를 다량 투입, 사태를 악화시켰다.
다사취수장을 오염시킨 페놀은 계속 낙동강을 타고 흘러 밀양과 함안, 칠서 수원지 등에서도 잇따라 검출되어 부산, 마산을 포함한 영남 전 지역이 페놀 파동에 휩쓸리게 되었다.
17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페놀 유출로 인한 수질오염에 관한 대책은 나아진 게 있는가. 이번 사건으로 그렇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건이 터질 때만 반짝 정책을 세워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는 정책은 오히려 국민들의 신임을 잃는 정책일 뿐이다. 사건을 일으킨 기업에게 우선적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장 설립시의 환경 기준을 강화하는 정책을 만들어 애초부터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해야 할 것이다.
세계는 지구의 온난화가 지속될 전망이며 이러한 기후변화는 생태계의 혼란 뿐 아니라 인류의 귀중한 자원인 수자원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은 이런 수자원 고갈 상황을 일찍 인지하여 수자원을 상품화하여 전 세계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물의 중요성을 깨달고, 수자원을 상품화 시키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와 국민은 아직도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 겨레는 물을 얻는 때와 곳에 따라 그 용도를 가리고, 건강에 미치는 효과 까지도 분별할 줄 알았던 우리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깊고 오묘한 물 문화를 누리고 발전시킨 겨레였다. 이런 겨레의 뜻을 물러 받아 물의 소중함과 환경을 보전할 줄 아는 국민과 정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환경법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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