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태안 앞바다 유출사고 현장을 돌아보며... 김헌수 |
|
지난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와 해상 크래인이 충돌함으로써 발생하게 된 기름유출 사고는 지금 우리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다.
원인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이번 사고에 의한 기름유출량이 1995년에 있었던 씨프린스호 사고의(그 당시 기름유출량이 5030여톤) 2배가 넘는다고 하니 그 피해 정도가 얼마나 큰 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해양기름 유출사고는 해양 및 연안 생태계에 미치는 시간과 그를 회복하는데 최소 10여년이 넘게 걸린다고 하니 기름에 한번 오염된 해양오염 회복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하게 되는 대목이다.
-안양환경단체연합회 회원들 태안군 만리포 찾아 기름제거활동
안양환경단체연합회 회원(회장 이성섭)들이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양 기름오염지역을 찾아 나섰다.
이날 이성섭 회장을 비롯하여 회원들이 지난 12일 오전 안양을 출발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 인근 해안에 도착했다.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인 모래사장에서 걸레를 들고 모래밭을 들치면서 기름을 닦아내는 한 촌로의 눈에는 눈물과 한탄하는 목소리가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 옆에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요”를 외치면서 목 놓아 울고 있는 그곳 주민의 울부짖음은 우리들의 마음속을 파고들었다.
해수욕장 땅속 깊이 스며든 기름덩어리들을 걸레로 씻어낸다는 것은 거의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별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았고 모래사장 바닥을 파내면서 열심히 기름을 씻어내는 환경단체 회원들의 얼굴에서는 필연코 이 재앙을 극복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읽을 수가 있었다.
얼마 전 독일의 유명한 작가 프랑크 쉬칭은 쓰나미의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자연재앙과 인간들의 아비규환의 참상을 예견한 소설 “무리”를 펴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 이러한 사실들이 우리 앞에 현실로 종종 나타나고 있다. 해일을 통해서 또는 산불로 인해서, 인류의 시작이며 생명의 원천인 바다를 오염시킴으로써, 인류의 문명을 일구고 삶을 만들게 해준 바다가 우리 인류에게 계속된 요람으로 존재할 수가 있는가? 아니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묻어버리는 무덤이 될 것 인가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하게 된다.
인간들의 욕심과 탐욕 속에 눈이 어두워 순간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이러한 실수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인간은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 즉, 자연은 단지 개발과 개척의 대상만이 아니고 우리와 함께 공존해야 되는 대상임을 다시 한 번 알아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자연을 알고 자연 속에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자연섭리를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기름 뒤덮인 태안반도, 그래도 희망은 살아 숨 쉬고 있다!
우리가 도착하니 벌써 이천시 자원봉사단이 와 있었고 뒤이어 대전 동구청 자원봉사단이 합류하여 나름대로 방제사업이 시작되고 있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이 열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체계적인 방제시스템은 물론이고 적절한 안전교육과 유사시 응급처치를 위한 시설 등이 전혀 없어 너무나 허술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적절한 신체상의 보호 장비도 없이 방재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며 메스꺼움이 배속에서부터 솟아오르는 것 같기도 했다. 원유속의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휘발성 유기물질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호흡기를 자극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건강상 유해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음하는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활 터전을 빼앗긴 주민들의 시름을 달래주기 위한 봉사자들이 끊이지 않는 발길이 이어졌기에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보는 것 같았으며 우리 모두는 웃으면서 그리고 격려하면서 내일의 미래비전을 담아가는 의지를 가지고 검은 절망을 열심히 걷어내는 가운데 하루해는 또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이성섭 회장 인터뷰
▲ 이성섭 회장님이 이번 태안반도의 기름유출 오염 현장을 다녀와서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 먼저 자연 재앙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매스 컴을 통해 보고 들었을 때는 설마 했으나 직접 와서 보니 자연 재앙의 결과에 대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오늘날 인간들의 오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 오늘 이렇게 직접 와서 기름 오염제거 활동에 참여하셨는데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 먼저 우리나라의 재난 방재 시스템이 완벽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밀려드는 자원 봉사자들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인 활동을 하는 체계가 부족한 것 같았으며 방재 활동에 필요한 자재들이 제때에 공급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평소에 이런 자연 재앙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훈련도 했으면 합니다.
▲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 먼저 참여해주신 환경사랑 자원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리고 안양시가 여러가지 물품부터 참여활동에 빈틈없는 준비를 해주신것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에는 환경단체나 시민단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정말 머릿속의 지식과 자기 단체의 위상 속에 비판에만 목청을 돋우고 실제로 마음으로 다가가 솔선하는 데는 인색한 것 같습니다. 그 예로 오늘 와 보니 환경단체측은 별로 없고 순수한 자원 봉사자들이 많다고 생각하니 많은 환경단체들이 자성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환경단체들은 비판에 앞서 마음과 몸이 함께 다가가 활동하는 모습이 이 사회에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많은 단체들이 계속 참여하여 자연회복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 저작권자 © 환경법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